넘침에 대한 느린 변명
처음의 하마는 작았다. 정확히 말하면, 작게 보였다.
도시의 아침처럼 무해한 얼굴로 물가에 서서,
설탕 냄새가 나는 방향을 오래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도넛 하나.
구멍을 가진 음식. 완성된 얼굴에 결손을 허락한 물체. 하마는 그것을 먹었다.
씹지 않고 삼켰다. 도넛은 하마의 위에서 부풀었고, 그 부푼 공기만큼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처음 문장은 짧았다. 하마는 배고팠다. 이 문장은 누구에게도 위협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설탕은 늘 문장을 늘린다. 침은 단어를 불리고, 기름은 형용사를 미끄럽게 만든다.
하마의 몸이 커지듯 글도 조금씩 살이 붙기 시작했다.
하마의 등에는 도넛의 유약처럼 반질거리는 문장들이 올라앉았고,
숨을 쉴 때마다 쉼표들이 벌어졌다.
사람들은 말했다.
“저건 너무 많아.”
“굳이 저렇게까지 써야 해?”
그러나 하마는 알지 못했다.
적당함이라는 개념을. 하마는 늘 충분히만 알고 있었고,
충분함은 언제나 넘침으로 오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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