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들만 존재하는 곳
예감들만 존재하는 곳 :
나는 어떤 장소에 들어설 때마다,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알고 있는 것은 언제나 없다.
길가의 가로수는 잎 하나하나가
제자리를 지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내 시선이 잠시 머문 순간에만
존재하는 것뿐이다.
사람들은 바쁘게 걷고,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으며,
발자국은 금세 사라진다.
그 발자국 위에 남는 것은 예감뿐이다.
예감은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사람들은 예감을 믿고,
그 위에 행동을 쌓는다.
마치 길 위에 눈이 내리면,
누구도 지나가지 않았는데
발자국이 남아 있는 것처럼.
나는 오늘도 공원을 걷는다.
풀과 나무를 보고,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를 본다.
도시를 떠나면,
이 모든 것이 달라질까를 생각해 봤다.
그러나 달라지지 않는다.
도시는 여전히 회색이고,
사람들은 여전히 바쁘고,
예감은 여전히 내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서점에 들어가면,
사람들은 책장을 스치며 지나간다.
누군가는 팔리고 남은 책을 만지며,
누군가는 희귀본을 찾는다.
나는 책을 들고 잠시 숨을 고른다.
냄새는 여전히 달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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