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얼굴들, 적응이라는 말의 바깥에서
드립커피를 티백처럼 우리고 있는
어느 친구가 안타까워
다가가 그 커피의 머리를 따 주고
뜨거운 물을 부어 보였다.
처음 먹어보는 것에 불과했을 뿐,
방법을 몰랐던 것이지
쪽팔릴 일은 아니지 않겠는가.
그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회사에는 누군가의 자리를 대신해
새로 들어온 젊은이들이 제법 있었다.
그중 하나인가 보다.
괜한 짓을 했나.
나를 향한 그의 미소가 어색하여
말없이 돌아서
옥상으로 직행해 담배를 물었다.
느린 속도로
트랙을 빙빙 돌 수 있도록
회사가 롤라장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몰입.
속도.
통제.
평화.
이상한 피난처가 아니라
예전처럼
담배를 물고
시대의 유행가를 들으며
아무 생각없이
그저 빙빙 돌 수 있는 롤라장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밥 생각이 없어
서류 몇 개를 챙겨 들고 나와
사람이 별로 없는
구석진 카페에 들어섰다.
의자 위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그르렁, 그르렁 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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