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쓰이기 위해 길들여진 태도에 대하여
성실함은 언제부터 미덕이 되었을까.
나는 그 질문을 자주 되돌려 본다.
성실함이 칭찬으로 굳어지는 순간,
그 안에는 이미 강요가 섞여 있었던 건 아닐까.
사람들은 성실함을 말할 때
대체로 고개를 끄덕이며 안도한다.
성실한 사람은 위험하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예측 가능하고, 반항하지 않으며,
지나치게 질문하지 않는다.
성실함은 사회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가장 온순한 형태의 복종이다.
나는 성실한 사람들을 오래 지켜보았다.
그들은 아침에 일어나 제시간에 출근하고,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며,
불만이 있어도 표정을 관리한다.
그리고 밤이 되면
왜 이렇게 피곤한지 설명하지 못한 채 잠든다.
그 피로는 노동 때문만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계속 눌러 담은 결과다.
성실함은 종종
자기 삶에 대한 최소한의 변명으로 쓰인다.
“그래도 나는 성실했잖아.”
이 문장은 실패를 위로하기보다
질문을 차단한다.
왜 이 일을 계속했는지,
왜 이 관계를 견뎠는지,
왜 이 삶을 선택했는지.
성실함은 그 모든 질문을 대신 덮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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