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먼저 본 사람의 생활 원칙
막 깨어난 싱그러운 아침에
여유 있게
글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짬을 내기가
한 주를 시작하는 아침엔 힘들 것 같아
밤을 이용하기로 한다.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는 호수가 있을까.
날이 질 무렵 옥상에 올라
담배를 물고 생각했다.
세상에 예쁜 꽃들이 피어 있는 것을 보지만
나는 꽃을 키우지도
집안에 들이지도 않는다.
식물도.
동물도.
사람도.
널따랗고 커다란 집들을 보게 될 때면 탐이 났다.
반드시 나도
혼자 돌아다니기 편안한 집에 살리라.
망각과 인식으로 초대하는 정원 같은
생각의 샘에서는
늘 분수 넘치는 생각들을 하고는 했다.
물소리가 찰랑거린다거나
아름다운 나무들이 있다거나
마음 좋은 이웃이 있다거나
그렇지는 못해도
이제는 혼자 움직이기 좋을 만큼의 공간이 있다.
나의 글에는
녹슨 것들만이 있는 것 같다.
나를 평가한다는 것이
이상해 보일 수 있으나,
가끔 지난 글들을 읽어보면
밝음이라는 것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
놀랍지도 않다.
예로부터 내려온 열광의 언어로
아름다움이 스스로 말하도록,
입을 다물고 읽기만 해도 그려지는
감탄할 만한 아름다운 표현도
거창하게 밝고, 맑고, 고운 것이
나에게는 없다.
그 열광의 언어를
쓸 수 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쓰게 된다면
거짓이기에
쓰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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