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사랑받은 기억 말이야
떠오르질 않더라
나도 엄마 옆에서 자고 싶었는데
소리 없이 펑펑 울고 있던
채워도 채워도 배고파 보이던,
그녀를 떠올린다
나는 조용히 펜을 든다.
언제 꺼져도 이상하지 않을 촛불
내 줄자의 길이를 아는 것은 오직 신뿐인데,
잔가시 걸린 듯 간간이 나를 괴롭히는
미지근한 생각
네 곁에 아무 기억도 남기지 못하면
어쩌지
저 촛불처럼 그냥 꺼져버리면
어쩔까
너는 도대체 무얼 먹고살까, 무얼 떠올리며.
그래서 나는 매일
네가 사랑받았던 흔적을 남긴다.
때로는 시로
또 때로는 사진으로
내가 없어도 흔들리지 않을 확증.
활자 안에서, 찰나 안에서
살아있는 엄마를 만들기 위해
배고프지 않은 어른이 되길 진심 다해 기도하며
오늘도 서툰 증거들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