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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an 16. 2022

이 글 보고 안심하소

[개벽통문-229] 도담다담 2-4

01. 

개벽하는사람들-도담다담2-4가 1월 9일(일) 오후 2시부터 '지구인문학연구소'(수운회관 1301호)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초대손님은 이날 중앙대교당 설교를 하신 윤암 양윤석 선도사입니다. 윤암 선도사는 이날 "이 글 보고 안심하소"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하셨는데, 이 제목은 이날 봉독한 경전(안심가)의 한 구절입니다. 

 

02. 

윤암장은 설교 제목을 그날 봉독하는 경전 구절에서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는 말씀을 두고, 천도교 시일식에서 그날 하루 "경전 - 설교 - 천덕송합창(송가) - 경전합독 - 도담"에 이르는 전체 과정이 일관되게 흐르도록 하는 원칙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더불어서 설교자 선정, 설교자의 설교 주제 선정, 그리고 설교 후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천도교 교화의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는 데 대해서도 공감되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현재 여러 가지 이유로 천도교(동학)의 공부 방법 가운데 '설교'가 가장 유효하고, 많은 공력이 투입되는 결과물인바, 이 설교를 질적으로나 대중성의 면으로나 고양시켜 나가는 것이 이 시대 천도교(동학)이 본래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내공을 회복하는 데 현실적인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스니다.


03. 

이날 윤암장의 설교는 경전 구절을 재해석하거나 풀이하는 데로 나아가지 않고, 봉독한 경전에서 제목 부분이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에 대한 개략적인 평가와 더불어, 특히 핵심 키워드인 '안심(安心)'의 의미를 깊이 파고드는 방식으로 전개되었습니다. 


04. 

안심은 단순히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라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안심할 수 있는 근거로서 경전에서 "고진감래, 흥진비래, 졸부귀불상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고, 한울님이 "아국운수 먼저한다"는 이법을 말씀하신 것을 제시하고, "한울님의 조화로서 아국을 침해하는 적들(외세, 악질)을 물리친다"는 것을 제시하고, 끝으로 어떠한 흉한 빛이나 괴이한 소문에도 흔들리지 말고(그말 저말 듣지 말고) 굳건히 한울님 마음을 지켜내라고 당부하였다는 점을 세세히 밝혀 주었습니다. 


05. 

특히 안심의 "심(心)"의 의미에 대해서 마음은 욕심의 심과 천신의 심의 두 가지 뜻이 함께 쓰이는바, 욕심을 버리고(修心) 천심을 지켜내는(守心) 두 갈래의 의미를 말씀하시고, 천도교 수련의 최고 단계인 견성각심(見性覺心)의 각심 또한 내 안의 욕심을 자각하는 것과, 내 본래의 천심을 자각하는 이중의 의미를 모두 살펴야 한다는 점을 말하였습니다.  


06. 

그리고 안심에는 안주(安住)의 의미도 또한 있는바, 안주는 안분(安分: 내 분수를 지켜나감)의 의미와 통하고, 또한 도장을 깨끗히 하고 자리에 앉아서 수도(=安心修道)하라는 의미와도 통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글 보고 안심하소"란 "이 글을 보고 먼저 한울님을 믿으라, 그리고 열심히 수도함으로써 한울님 마음을 회복하여 스스로가 우리 집안의 현숙하고 거룩한 부녀임을 자각하라"는 글이라고 하였습니다. 


07. 

이날 도담에는 모두 7명의 동덕들이 대면 또는 줌으로 참석하여 이 주제를 두고 깊은 도담을 나누었습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도담에 임하는 태도도 깊이를 더하고, 높이를 더하여 간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담에 목말라 있던' 우리 동덕들의 마음형편도 다시 한번 확인하였고, 그만큼 흐뭇하고 감격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08. 

오늘날은 그 어느때보다 '불안'이 만연한 시대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도 그러하고, 세대간 갈등, 보수우파(국짐)와 보수좌파(민주)를 매개로 한 이념(?) 갈등도 그러하고, 산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적절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 세대의 불안과 불만,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불공정에 대한 분노 등이 어우러져서 그러합니다. 이러한 온갖 종류의 불안을 안심으로 인도하는 방법은 하나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설교-도담에서 나눈바 지혜로서 한울님을 믿고, 수도하는 과정은 어떤 경우에도 간과해서는, 결코 실질적인 안심에 도달하는 못하는, 요목이라는 점을 이날 참석하신 분들이 일일이 동감해 주었습니다. [양윤석, 주선원, 김춘성, 박길수, 김인환, 이재선, 라명재]  


09. 

이날 도담에서는 도담의 방식과 관련하여 말한다는 것은 듣는 것[경청]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새삼스럽게 확인하였습니다. 도담은 각자의 교리 지식을 쏟아내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 말을 하는 그 마음을 헤아리고 느끼는 데서부터 출발하여, 그 마음에 마음으로 다가가며, 그 말에 말로써 화답하는 자리인 것입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말과 마음으로써, 서로의 존재를 더듬어 확인하는 것, 그것이 도담의 참된 출발점이고, 그 도담이야말로 우리가 더불어 함께 동학(천도교)하는 근본적인 출발점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10. 

다음으로 도담의 방법으로 이날 떠오른 것은, 말하면서, 말하는 나를 지켜볼 줄 아는 것입니다. 이는 일동일정에 매번 심고하라는 말씀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우리의 말, 특히 현대인의 말은 자칫 말이 말을 낳고, 생각이 생각을 낳는 무한증식의 세태에 길들여진 대로, 자기가 말하면서도 자기가 무슨 말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놓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말하는 내가 말하는 나를 지켜보며, 다독그리며 말할 수 있게 될 때, 바르고 즐거운 도담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함께 생각하였습니다.


11. 다음번 도담(2-5)는 2월 13일 둘째 시일식 후 오후 2시부터, 지구인문학연구소(수운회관 1301호)에서 진행됩니다. #개벽하는사람들 #도담다담 #안심 #현숙한 #거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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