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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ul 15. 2018

다른 사람의 잘못을 그대로 말하지 말라

-동학공부 11



非人勿直(비인물직)

-다른 사람의 잘못을 그대로 말하지 말라


1.


오래전 TV에서 본 장면이다. 출연자들이

유럽 어느 나라(스위스?)를 자동차로 여행하던 중

스카이웨이의 한 휴게소에 들러 쉬는 시간이었다.

눈아래 펼쳐진 '유럽스런' 장관을 구경하며

감탄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런데, 불쑥, 도로 가드레일 사이로 난 출입구로

에베레스트 등반 때나 쓸 법한 '거대한 배낭'을 짊어진 사내가

나타났다. 얘긴즉슨, 2박 3일 동안 산 아래서부터 등반을 해서

산정상을 향해 가는 중에, 이곳을 지나가게 되었다는...


더 놀라웠던 것은, 2박 3일 동안 등산해 온 그 후줄근한 사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복작거리는 자동차와 관광객을 지나

정상이 있을 법한 방향으로 터벅터벅 올라가더라는...


아마 우리나라 지리산 어디쯤 등산로도

이와 비슷한 경우로 교차하는 지점이 있는 것으로 안다.


2.


어디, 등산뿐이랴


금수저 - 흙수저로 대변되는 우리 시대 삶의 조건도 그렇다.

어떤 사람,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의 많은 시간을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아끼고, 거듭 아껴 가며 살아간다.


혹은, "내 집 마련"을 위하여, 초과근무는 물론이고

투-쓰리잡도 없어서 안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대로, '내 집'을 물려받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 졸업도 전에

'건물주' 자격으로 출발선에 서는 경우도 없지 않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되고

허다무수한 삶의 자락에, 태생적인 출발선의 차이는

예외 없이 존재한다.


여기까지가 내가 하소연하고픈 말의 서론, 혹은 배경이다.


3.


내 문제는, 마음공부의 영역이다.


나에게는 '여유로움'과 '무욕'과 '너그러움'이 지난한 과제여서

매달려서 도달하려 애써도 여간해선 이루기 어려운 경지인데.


어떤 사람은 태생이 '허허로워서' 여간한 시험에도 흔들리지 않고

여유와 너그러움을 보여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찌 부러워 감탄하지 않겠는가!(豈不欽歎哉-동경대전, 포덕문)


-feat ; 부러워하면 지는 것?


천국도 지옥도 모두 내 마음속에 있다고 믿는다면

마음 하나로, 지옥에서 천국으로 승천할 수 있다면

지는 것쯤은 일도 아닐 터.


"마음이 가난한 자여 복이 있나니

하늘 나라가 그의 것이니..."(- 마태복음 5:3/인터)


"빈자일등 (貧者一燈)"(-《현우경(賢愚經)》)

[맥락은 다르지만, 어쨌든 가난한 사람이 복 받는 얘기 ^^]

[아니, '정성'이란 '순일'함이니, '순박'하고 '하나'뿐인 '빈자만세'다]


4.


"마음을 쓰고 힘을 쓰는 데 나를 순히 하여 처신하면 쉽고,

나를 거슬려 처신하면 어려우니라 ...

사람을 대할 때에 욕을 참고 너그럽게 용서하여,

스스로 자기 잘못을 책하면서 나 자신을 살피는 것을 주로 하고,

사람의 잘못을 그대로 말하지 말라."(-해월 최시형, 대인접물)


백 마디 진리를 알지 못하고

천 개의 이치에 밝지 못하더라도


마음 한 자락이 저기 어디쯤에 이를 수 있다면,


나는 좋겠네!

정말 좋겠네!


5.


잡념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깨달음을 향해, 전진하고 정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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