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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Aug 20. 2018

"토착적 근대화 학술발표 이야기 4"

-동학공부 40


"토착적 근대화 학술발표 이야기 4"

-동사로서의 '공공하다' '동학하다' '철학하다' 



토착적 근대화와 관련해서 김태창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자문(自問)한 것은 ‘근대’를 구태여 ‘한국적(토착적) 근대’라 하고, 동학이 그 주축이라면, 그 특성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아래 내용은 김태창 선생님의 자답(自答)을 내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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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적 근대화는 한마디로 “신분에서 계약으로”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의 근대화는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그 내용을 알차게 하고, 동학/원불교/한살림을 제대로 위치설정/의미부여할 것인가, 라는 점을 볼 때 “공(公)에서 공공(公共)으로”라는 말이 가장 적실한 표현이라고 본다.


이질성과 차이성을 인정하며, 미래질서를 구현해 나가는 말로, 그리고 동학/원불교/한살림이 실제 역사에서 실천하였으며, 실현하고자 하였던 가치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말로서 공공(公共)이라는 말이 적합하다고 본다. 


앞의 이야기와 이어서 보자면, 형식적 특징은 “접화적 근대”이며, 그 내용적 특징은 “공적 질서에서 공공적 질서로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 공공(公共)이라는 말이 우리 전통의 ‘한’의 내용도 살리고 ‘동(東)’의 의미도 새롭게 재해석, ‘원(圓)’이라는 말도 새로운 살려 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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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公共)’이라는 말은 김태창 선생님이 몇십 년째 화두로 삼아서 전개하고 있는 학문/학술 활동을 한마디로 갈무리한 용어이기도 한데, 동서양 여러 나라를 두루 섭렵하고, 최근 약 10여 년(?)에는 한국-중국-일본에 집중하여 전개하고 있는 과업이기도 하다. 공(公)은 국가(國家) 기반의 가치라면, 공공(公共)은 민 기반의 가치이며, 공이 명사적인 반면, 공공은 동사적[공공하다]이라는 점 등이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적어도 김태창 선생님에게서 공공은 '대화'를 통해서 논의되고 실천되고 실현되는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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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공공'의 의미 그 자체보다 그것이  (김태창 선생님이 제안하신 대로) '동사'로서 기능한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요즘 매일 '열독'하고 있는 이기상 교수님의 다음과 같은 글(며칠 전 페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철학은 철학함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단순히 이론적 앎만을 뜻하지 않고 실천적 앎[능력, 살아감, 삶]도 함축한다. 철학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공동체적으로 행위하는 주체들이 전개해 나가는 비판적이고 논증적인 상호이해의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렇게 철학을 철학함으로서 이해할 때 철학의 주체적 연관, 상황적 연관, 실천적 연관이 부각된다. “우리말로 철학하기”는 우리말로 철학해야 하는 우리들이 처해 있는 철학함의 상황 연관과 주체 연관을 강조하기 위해, 이론적 앎과 실천적 능력의 단일성 속에서 공동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그 해결을 모색해 나가는 과정으로서의 철학함을 단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화두”이다.">>


여기서 '철학' 대신 '철학함'을 강조하고, '실천적 앎'을 중시하는 것은 바로 '동사'로서의 철학하기의 한 지평을 보여준다. 이는 또 요즘 '천도교회월보'를 읽어 가면서 '하늘하다[天하다]'가 바로 동학-천도교가 열어가는 지평의 핵심이라는 점을 애써 밝혀 가고 있는 조성환 박사의 학문/학술과도 상통한다. 


무엇보다, 일찍이 '동학'은 '믿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라는 동학 전래의 금언(金言)'은 이제, 미래형으로써 우리 앞에 주어지고, 다가오고, 열려 있음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되는 것이다. 요컨대, "공공하다"라는 토착적 근대화/(동학적)개벽적 근대화/영성적 근대화는 서양이 '개인'을 발견하는 바로 그 시간, 그 자리에 '함께'를 발견하고, '관계'를 발견하고 그렇게 해서 '되어 감'을 이야기하는 토착적/개벽적 근대성의 내용적 특징을 절묘하게 보여주는 것이다[cf. 變化-化生-生盛-還元/개벽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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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모시는 사람들에서는 이러한 김태창 선생님의 ‘공공철학’ 활동의 성과를 책으로 펴내고 있는 바, 그날 참석자들 여러 명이 그 책을 구입하였다. 그분들의 한결같은 마음은 ‘대단한다’는 것이었다. 1차적으로는 80대의 노익장(老益壯)에 놀라는 것이며, 본질적으로는 그 창조적인 학문 역량과 혜안에 놀라는 것이다. ‘모시는 책방’을 운영해 보면 안다. 그날 책이 잘 팔리는 것은 참석자들의 마음이 그만큼 ‘들떴다’는 것이다. 학술대회가 그만큼 열띠게, 재미있게, 값있게 진행되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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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발표회를 마친 후, “이제 시작!”이라는 말을 당당히/기쁘게/새삼스레 말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번 학술발표회의 성과를 대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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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보니, 다시 '영성적 근대화'라는 말이 과제로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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