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걸음 Jul 01. 2020

개벽학은 지구학이자 미래학입니다

잠깐독서 0005 : <개벽파선언> 중에서 

(이병한) "인간의 조건과 운명을 

생명 차원에서 지질학적 범주에서 숙고하는 것이야말로 

‘정신개벽’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여 정신개벽 이후의 제도가 기성의 시장이나 국가에 안주할 수는 없다 하겠습니다. 

시장과 국가의 기저에 있는 심층적 현실까지 가 닿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심층적 현실은 자본주의니 사회주의니 하는 

체제나 이념으로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자유민주주의나 사회민주주의의 지평을 넘어서는, 

그야말로 ‘개벽적 개안’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그래서 저는 종종 ‘심층 민주주의’(Deep Democracy)라는 표현도 사용합니다. 


그 심층 민주주의에서 ‘공공영역’은 인간과 인간 사이만 가리키지 않습니다. 

사람과 사물, 만물 사이의 공공영역을 창출해야 하는 것입니다. 

‘포스트휴먼적 공공공간’이라고 세련되게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 세계에는 이미 생물과 미생물과 무생물뿐 아니라 

인간이 만든 인공물까지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생물과 미생물과 무생물과 인공물까지 만물이 활물(活物)로 연결되는 

울트라 하이퍼 네트워크 시대가 개막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함께 ‘행위자’로서 모시고 ‘주권자’로서 섬기는 

새로운 민주주의가 절실하고 절박한 것입니다. 


천도교 식으로 말하면 경물 - 경인 - 경천에 바탕하여 

사물을 대의하는 의원과 인간을 대변하는 의원과 하늘을 대리하는 의원으로, 

삼원제 민주주의가 필요한 셈입니다. 

이처럼 만물의 공공영역을 창출하고 

만물의 주권을 대의하는 민주주의를 일구어 가는 배움이 ‘개벽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응당 일국학일 수 없으며 인문학에 그쳐서도 아니 됩니다. 

개벽학은 필히 지구학이자 미래학이어야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동학, 도덕문명을 지향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