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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ul 02. 2020

개인위생과 사회위생

잠깐독서 0004 : <코로나19 데카메론> 중에서 

질병의 전파자로 지목된 사람들에게 책임과 비난이 집중되는 것은 

역사적으로 드물지 않게 일어난 현상이다. 

한국은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를 일제 시기에 경험한 바 있다. 

결핵 만연에 대한 조선총독부의 대응이 바로 그것이다. ... 


이때 조선총독부가 강조한 것은 개인의 위생이었다. 

개인이 스스로 주변을 청결히 하고 병균의 전파를 방지하는 것이 

질병의 예방에 필수적이라는 논리였다. ... 


개인의 결핵균 전파 방지에 초점을 맞춘 조선총독부의 정책은 

당시에는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예방법으로 간주되었지만, 

실상은 결핵에 대한 더 포괄적인 치료들을 외면하는 것이었다. ... 


조선총독부는 재정 부족을 이유로 

이와 같은 사회적 접근 대신 개인위생만을 강조했다. 

일제 시기 결핵 정책의 사례에 비추어 보면, 

전파자의 역할과 책임을 부각시키는 오늘날의 여론과 방역 체계는 

코로나19 유행을 바라보는 시야를 협소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코로나19로부터 사회를 지키는 방법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코로나19 데카메론> 148-149쪽)

참고 : "위생은 서구적 근대어이지만 오상준(<동학 문명론의 주체적 근대성>)이 말하는 위생의 개념은 몸뿐만 아니라 영성, 그리고 가족, 종교와 국가로까지 확대된 개념이라는 점에서 서구와 다르다. 오상준은 위생을 개인위생, 가족위생, 종교위생, 국가위생으로 나누고 개인위생을 다시 육신 위생과 성령위생으로 구분한다."('동학 문명론의 주체적 근대성> 87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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