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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인주 선생님 추천사

by 김현희

[같이 놀면 재미있는 사람, 김현희 선생님을 전교조 사무총장으로 추천합니다.]


-서울지부 이인주


김현희 선생님의 추천사를 쓴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당신이 좋아하는 김현희 선생님의 매력을 한번 말해보세요. 김현희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도 반할 수 있게요.’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저는 김현희 선생님이 참 좋고, 전교조 사무총장이 되면 진짜 좋겠는데, 그 매력을 글에 다 담아낼 자신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일단 써 보겠습니다.


먼저 퍼뜩 떠오른 김현희 선생님의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저 같은 사람에게 추천사를 부탁한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지회 집행부에서도 활동해본 적 없고, 전교조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분회원을 제외하면 김현희 선생님을 통해서 알게 된 사람이 거의 전부이며, 추천사 같은 것도 처음 써 봅니다. 저 같은 이런 평범하디 평범한 조합원에게 추천사를 부탁한다는 점. 이게 바로 김현희 선생님을 전교조 사무총장으로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김현희 선생님은 저같은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넘겨줍니다. 제가 김현희 선생님만큼 아는 게 많으면 결코 마이크를 놓지 않고 혼자만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지식과 정견을 뽐내고 싶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김현희 선생님은 아닙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넘겨주고, 그냥 잘 듣습니다. 그 마이크를 통해서 사람들은, 잘한 것이나 잘난 점을 말하는 대신 부족하고 고민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합니다. 그는 역시나 들을 뿐입니다. 안 괜찮을 걸 괜찮을 거라고 거짓말하지도 않고, 공감이 안 되는데 맞아맞아 하면서 맞장구를 쳐주지도 않습니다. 멋진 해결책은 더더욱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김현희 선생님이 주최하는 자리, 깔아놓은 판에 가면 희한하게 재미있어서 웃음이 나고 또 힘이 납니다.


김현희 선생님은 모이자고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게, 솔직히 말하면 사람을 막 너무 좋아해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김현희 선생님은 가까운 몇 사람과의 친밀한 인간관계이면 족한 사람인 듯 하거든요. 모여서 부어라 마셔라 하는 것도 꽤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이 자꾸 모이자고 합니다. 그러면서 수많은 모임과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교육자들’이라는, 제한 없는 모임을 만들고, 1인 분회를 위한 ‘전교조 페이스북 분회’를 만들고, 망한 교육 실천을 나눈다는 놀라운 기획을 바탕으로 ‘망실대회’를 열고, 전교조 대전지부장이 되어서는 ‘열린광장 열광’을 만들어 대전지부 조합원들의 대화와 만남과 토론의 장을 열었습니다.


모이자고 하는 김현희 선생님의 눈은 반짝거리면서도 이상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꼭 어린 시절에 그 어떤 친구에게도 차별을 두지 않고 ‘우리 같이 모여서 놀자. 같이 모여서 놀면 재밌을 거야.’라고 말하던 아이 같습니다. 누군가 놀이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든 설득해서 규칙을 지키게 만들고, 겉돌고 있으면 친구들 몇 명을 그 아이 곁으로 끌고 오고, 여럿이서 함께 재밌게 놀 방법을 결국은 찾아내고야 맙니다. 그리고 지치지도 않고 계속 성실하고 꾸준히 놉니다.


그러면서도 결코 누군가를 내치거나, 울타리를 만들어 그들만의 친분을 과시하지도 않습니다. 김현희 선생님은 완벽한 인간이 아니라 못하는 것도 많습니다. 요리도 잘 못하고, 입에 발린 말도 잘 못하고, 이상한 광경을 보면서 참아내는 것도 잘 못합니다. 하지만 김현희 선생님은 판을 깔고, 사람을 모이게 하고, 현재 상황을 제대로 보자고 하고, 더 나은 것을 그려보는 일에 비상한 재능이 있습니다. 해야 할 말이 있으면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기획한 일들을 무서울 정도의 성실함과 집요함으로 해냅니다.


저는 그 장점들이 지금 전교조에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앞서 말했듯 지회 집행부는커녕 분회장조차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전교조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 되었으면 좋겠고, 전교조 조합원인 것이 자랑스럽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 전교조 선생님들은 지금 외로우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그렇거든요. 이곳에서 탈퇴하고 싶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기도 싫지만 ‘전교조’라는 이름에서 더 이상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재 조합원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전교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좋아해서 오히려 사무총장이라는 힘든 길에 나서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교조가 새로운 길을 걷게 할 가장 좋은 방법이 김현희 선생님이 전교조 사무총장이 되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가 대신 고민하고 실행할 것 같습니다. 판을 깔고 사람들을 모으고 마이크를 넘겨주면서요. 그래서 그가 전교조 사무총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현희 선생님이 사무총장이 된 전교조에서 다함께 놀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길에 함께 해주십사 하는 마음을 담아 추천사를 씁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에게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 전교조 서울지부 초등중성북지회 길원초 분회 이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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