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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지니샘) 선생님 추천사

2024. 11. 22.

by 김현희

전교조 1번 김현희 후보를 지지하며


선거를 할 때 우리는 최선을 선택하고 싶지만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이나 최선이 되지 못하는 차선을 선택하곤 한다. 이것이 현실 아니겠는가? 최선-차선-차악-최악


초임부터 퇴직까지 전교조 조합원이었던 나에게 학교에서 만나는 분회원들은 최선의 동료교사였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서로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누군가 어려운 일을 겪으면 위로해주거나 함께 싸워주기도 하는 든든한 동지였다. 생각만 해도 눈가가 뜨거워진다.


그런데 전교조 전체를 생각하면 늘 뭔가 어긋난 느낌이었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교육에 헌신하는 교사라는 느낌에서 특정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나 그리고 주변의 동료교사들과는 너무 다른 결정을 했다. 이에 대해 비판하면 신랄한 비난 또는 상스러운 욕으로 돌려받기도 했다. 그래서 최선이 아니라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을 선택한다는 느낌으로 선거를 했었다. 전교조라도 없으면 안 되니까.


그 결과가 지금의 전교조의 모습일 것이다. 수많은 교사들과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던 전교조는 간데 없고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왜 그럴까? 모두가 운영체제를 윈도우, iOS, Android 최신 버전을 쓰고 있는데 전교조 지도부는 여전히 80년대 DOS의 논리였다. 그래서 나는 현장의 조합원들과는 대부분 사이가 좋았지만, 지도부와 대화를 하다보면 갈등이 생기곤 했었다.


2015년 교육에 대한 글을 쓰고 출판한 김현희 후보를 당시 참여했던 '학교가 알고 싶다'라는 팟캐스트에서 초대하여 대담을 했었다. 이 팟캐스트도 역시 세종 전교조 조합원들이 운영했었다. 그때의 인상은 딱 그랬다. 섬세하고 예리하며 총명하다. 이것은 매우 큰 장점이지만 도리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모두까기의 달인이 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이때는 기대와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았었다.


벌써 1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르면서 지켜본 김현희 후보는 섬세하면서 단단하고 예리하면서 부드러우며 총명하면서 실천력이 있다. 아마 페이스북을 통해 김현희 후보가 살아온 길을 보지 않았다면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했을 것이다. 내가 존경하는 많은 선생님들이 김현희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쓰고 있다. 그 글들을 읽으면서 거의 같은 이유로 지지한다는 댓글을 달곤 했다. 말과 글의 힘은 세지만, 그렇게 센 말과 글을 실천해내는 사람은 얼마나 훌륭한가?


나는 이미 명예퇴직을 해서 이번 선거에 투표권이 없다. 그런데 이번에 투표하는 분들이 부럽다. 전교조 선거에서 만난 첫 번째 최선의 후보이다. 이전의 다른 후보들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나름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다만 DOS의 세계였기에 현장과 다른 길을 걸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라도 업그레이드 하자. 김현희 후보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 최선이 되지 못하는 차선이 아니라 이 자체로 최선이다.


최선의 선수 교체이자 전교조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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