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
전국의 조합원들께 연락을 받고 있습니다. ‘인생 처음으로 기대되고 설레는 후보였다, 고맙다’, ‘이게 끝이 아니라고 약속해줘야 탈퇴하지 않을 것 같다!’(;;), ‘대선 패배보다 더 충격적이다’, ‘내가 더 움직였어야 하는데 후회된다’... 유세 현장에서 처음 뵈어, 저로선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조합원들도 연락을 해오십니다. 며칠이 지나도 ’아쉬운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라고 말씀들을 하시는데, 저 혼자 “모험은 시작됐다! 렛츠고!” 해버렸나 싶어 죄송한 마음이 들어 글을 남깁니다.
제가 선거 기간 전국을 돌며 항상 했던 말이 있습니다. “두 후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열광 선본 너무 고생하고 있지만 선본 승리가 중요한 것도 아니다. 나는 조합원의 승리, 전교조의 승리, 교육의 승리를 바란다.”
수 십 년째 이어진 의견그룹 구도, 깜깜이 선거의 벽을 여전히 넘지 못했다는 점, (적어도 제 기준에서, 제가 바라는) 교육운동의 방향 변화 시점이 늦춰졌다는 점에서 아쉬운 패배인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측면에서만 말씀드리면, 저는 사실 정식 활동가 경력이 3년이 채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전지부장 임기 마무리 시점에, 우리 대전 조합원들이 전국 선거에서 87.3% 라는 넘사벽 지지의 성적표를 안겨주신 덕에, 저는 제가 서있는 곳에 뿌리를 내렸고, 조합원들이 진심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처음부터 낙관하기 어려운 선거였습니다. 다른 분들과 달리 저는 한 번도 선거 승리를 확신한 적이 없습니다.
여러 조건을 고려할 때, 저는 열광 선본 기차가 탈선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탈선은커녕, 논쟁과 차이를 통해 진보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각자의 마음속 벽을 허물어가는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저로선 처음 만난 조합원들이 ’당신의 말과 글에서 희망과 설렘을 느꼈다‘, ’당신 덕에 다시 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씀해 주시는 것 자체가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큰 선물 주셔서 그리고 마음 내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잊지 않고 갚아가겠습니다.
어제 열광 선본 해단식에서 저는 외쳤습니다.
“선거는 끝났고 인생은 길다!“
우리는 갈 길이 멉니다.
속상한 마음 푸시고^^, 조만간 뵐게요!
-김현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