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lasting Joy
꿈속에서 작게 고백했다.
100% 그분만 바라는
순도 높은 마음이 아니기에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고
(가까이 다가갈 때 더 깊어질 것을...)
진심을 알고 계시고
그걸로 이미 충분하기에
그럼에도 언제든 내가
날개 없이 뛰어들어도
사랑을 목발질하며 여기까지 온 나를
부서지지 않게
온몸으로 받아주신다고
내가 정말 바라는 건 결국 사랑이니
절대 실패하지 않을거라고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난-실로 내가 돌아간다'
음악 시간에 배웠는지
생소한 경기도 민요 '늴리리야'를
어설프지만 기분좋게
연신 흥얼거리는 B의 모습에
깔깔거리며 손뼉을 쳤다.
(1학기 때는 도통 알 수 없는
아랍 멜로디를 흥얼거렸었지)
얼마만에 이렇게 웃어보는지
내겐 어떤 멜로디보다 뭉클한 감동이었고
선물이 되었음을
스스로가 아름다운 악기임을 B는 모르겠지.
골똘히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
과연 도움이 되고 있을까 의심스럽고
기능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앞서
의미를 건져 올리기 힘든 날이 더 많지만
편안하게 잠깐의 여유를 누리도록
사랑스런 아이의 콧노래를 지켜주고 싶고
B의 가슴속에 노래가 머물러 살기를 바라는
작은 마음앞에 머무니 잠잠해진다.
그 마음만으로 괜찮을까?
나의 가녀린 떨림들도 노래가 되고 있을까?
내 몫의 볕을 품고도
바람에 나풀거리는 연약한 시간속에
내일을 밀어 올릴 힘을
오늘의 조각들에서 찾고
좋아하는 것으로 쉼표를
감사로 마침표를 찍어본다.
밤하늘의 별들처럼 밝지 않아도
바람 부는 날의 촛불처럼 난 살아있네
이젠 바다로 가는 강물처럼 맑지 않아도
흔들리는 날의 눈물처럼 삶은 흐르네
작은 감사 / 이해인
내가 힘들 때 이것저것
따져 묻지 않고
잠잠히 기도만 해주는
친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안에 곧잘 날아다니는
근심의 새들이 잠시 앉아 쉬어가는
나무를 닮은 친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프지 않아도 문득 외로울 때
그 사실 슬퍼하기도 전에
내가 다른 사람들을
외롭게 만든 사실을 먼저 깨닫고
슬퍼할 수 있는 마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