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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보면, 꿈은 자란다

by 로다비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

글을 읽기만 해도 재밌다더니, 나도 쓰고 싶단다. 작가만 통과시켜 줘도 세상 즐겁게 지낼 것 같다더니, 구독자 세 자리 작가가 되고 싶단다.

구독자가 늘어나니, 이제는 크리에이터 뱃지를 받고 싶단다. 나도 출간 작가가 되고 싶단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의미가 될 수 있다면



처음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단순히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였다. 혼자서 겪었던 많은 일들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었고,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첫 브런치북의 주제는 [자궁내막증]이었다.


내가 너무 이 병에 관해 몰랐기 때문에, 그래서 안이하게 허비했던 세월들이 안타까웠다. 이게 참고 견딘다고 결코 끝나지 않음을, 폐경이 되면 끝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통하는 병이 아님을 몰랐다. 알았었다면 더 적극적으로 미리미리 대처를 했을 것이다.


담당 교수님도 내게, 의사들의 연구도 더 알려져야 하지만, 환자들의 커뮤니티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져야 한다고, 많이 쓰라고 응원하셨었기 때문에, 나는 병팔이 에디션을 시작했다.



글이 단지 나만의 기록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출간을 꿈꾸게 되었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사람들이 읽는 글과 사는 글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


내가 아무리 자궁내막증 알림이가 되려 한들, 내 이야기는 분명한 한계성이 있었다. 이 병이 어려운 이유는 사람마다 증상과 정도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진단도 어렵고, 해결법도 복잡한 것이다. 누구에게는 맞는 것이 다른 이에게는 맞지 않았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그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내 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경험한 감정과 생각을 글로 풀어내어 누군가와 공감하고, 그들 또한 내 글을 통해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큰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의 보편성과 특이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누구나 느끼고 공감할 만한 감정, 그리고 나만의 독창적인 이야기. 이 둘 사이에서 ‘나만의 콘텐츠’를 고민했다.


그렇게 글을 쓰고, 그 글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그 첫걸음을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책이라는 형태로 내 글을 세상에 내놓고,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투고를 하게 되었다.







#독자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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