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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다비 Oct 04. 2023

떡볶이 자주 먹었죠?

맵고 짠 거 좋아하면 가슴이 치밀유방이 돼요 (유난했던 젖몸살 이야기2)


럭비공이 된 가슴을 진통제에 의지해 풀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겨우 자려고 누웠는데, 찌잉~하며 다시 젖이 돌았다.

?? ??? ??!!


모유는 쓰면 쓸수록 솟아나는 샘물이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내 가슴은 아까처럼 다시 럭비공이 되었다.


나는 절망했다.

생각이라는 걸 할 수도 없었고, 그냥 너무 힘들었다.

남편이 또 검색을 시작했다.

"여보, 기통팩이라는 게 있는데 가슴 통증을 줄여준대. 내가 구해볼게."

다음날 퀵으로 팩이 도착했다.

에 명함 하나 동봉돼 있었다. 전화로 원장님과 상담을 했다.


"떡볶이 자주 먹었죠?

맵고 짠 거 좋아하면 가슴이 치밀 유방이 돼요."


그러게 왜 그런 음식을 좋아해 가지고선. 어휴 바보야.

나는 그 상황에서 내 탓을 할 수밖에 없었다.


팩을 하니 조금 가슴이 시원해지는 것 같긴 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차오르는 젖, 이 문제의 근원을 해결해 줄 수는 없었다.



"내가 진짜, 많은 애기엄마들을 봤거던?
근데 집이 같은 가슴은 내가 정말
보다 보다 첨 봤어. 어휴.
아기는 내가 챙길 테니 애기엄마는 힘내요."


첫 출근 이래로 한 시도 쉴 새 없이 바삐 움직이시던 이모님이 한숨을 쉬셨다.


남편은 "아기는 와이프가 낳았는데 왜 네가 쉬냐"는 소리를 사무실에서 들었고, 이제 더 이상 나를 도와줄 수 없었다.

우리는 사태해결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들을 했지만

문제 해결할 수 없었고 나는 열이 너무 많이 났다.


배꼽도 안 떨어진 아기를 데리고 입원을 했다.

유방외과 전문의도 모유로 문제가 생긴 가슴은 잘 모르시는 듯했다. 

회진을 와서 한다는 말은, "어떻게 되고 있어요?"

그걸 왜 저한테 물으시나요 선생님..


진통제를 달고 젖을 짜내고 또 짜내는 수밖에 없었다.

근데 내 가슴은 비포장도로와 같았고, 솟아나는 모유들이 나가기에 너무 좁았다.

일주일을 입원했지만 병원은 나를 도와주지 못했다.

외로웠고, 지치고 힘이 들었다.

가슴 옆구리로 송유관을 뚫어서 빼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모유수유는 모유수유 전문가에게 가야 된다는 걸, 우리는 너무 늦게 알았다.


멀지 않은 옆동네에 모유수유 전문가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동네는 행정구역상 B시에 속해있었고, 친정집은 K시였다.

차로 15분 남짓인데, 시를 넘어가야 한다는 이유로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나를 태우고 나갔다가 되돌아올 때 손님을 잡기가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 해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왔다.

택시가 아니고서는 몸에 찬기가 너무 많이 들어 이동이 어려웠다.

와 줄 수 없는 남편이, 그런 말을 한 사무실 사람들이 야속했다.


럭비공 사태가 난 지 보름 훌쩍 지나서야 비로소 아이통곡 선생님을 만났다.







#유선염

#치밀유방

#산후조리

#모유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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