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최고의 맛

by 시에

오늘의 주제는 '김장'.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됐을 때의 김장)
지난 일요일, 일 년에 한 번씩 하는 김장하러 시댁으로 갔다. 작년에 이어 올해가 2년 차. 난 여전히 양념은 잘 모른다. 제일 어렵고, 제일 중요한 양념. 다시 물, 젓갈, 고춧가루, 마늘, 미원, 쪽파, 사과, 갈치, 굴... 참 많이 들어간다. 매년 70포기 정도 하는지라, 양념의 양이 어마어마하고, 젓는 것도 힘든 일이라 그건 집 안 남자들이 한다.


시댁과 같이 사는 게 아니라 배추 절임은 늘 우리가 가기 전에 어머니, 아버지가 하신다.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닐 듯. 남들은 김장하기가 힘들어서 시댁에 가는 게 싫다고도 하는데, 나는 아직 김장하는 게 기다려지고 기대된다. 특히 김치가 다 떨어지면 뭔가 불안해지기 시작하면서 더욱더 기다려진다. 게다가 난 신 김치보다 금방 담근 김치, 덜 익은 김치를 더 좋아하니까, 하면서 먹는 게 최고로 맛있다. 혼자서는 김장을 하기 힘들어서 일 년에 한 번 있는 김장행사가 더없이 반갑다.


아버지, 어머니, 남편, 시남동생, 나 이렇게 삼삼오오 모여서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다 보면 금방 끝난다. 올해는 동네 어머니 친구분이 도와주셔서 더 빨리 끝냈다. 그리고 돼지고기 수육을 사오셔서 삶아 주셨다. 따끈따끈한 밥에 김장김치, 그리고 수육, 정말 최고다.


나중에 내가 혼자서 양념을 하고 배추를 절이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될 수 있으면 한국 김치 문화는 유지해서 아이들에게도 느끼게 하고 싶다. 어머니처럼 대량으로는 어렵겠지만, 소량으로 하는 김장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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