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의 반란

5-1

by 심색필 SSF

-키에에에엑!-


은비의 눈과 코, 귀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증상이었다. 좀비화가 되어가는 그 증상.


“뭐야! 씨발!”


은비는 희철에게 죽일 듯이 달려들었지만 거한의 희철은 그런 은비를 넘어뜨리며 제압하려 했다.


“뭐야? 왜 이래? 미쳤어?”


-키에에에엑!-


바닥에 엎드린 채 팔이 묶인 은비는 거대한 진현의 몸에 눌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어어어... 언니. 왜 그래요?”

“박대훈!!”


루프탑 밖에서 주변을 살피던 실장 대훈은 희철의 말에 잽싸게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네! 형님!”

“이년 제압해 봐! 빨리!”

“어... 갑자기...”

“빨리!”


대훈은 은비의 이빨이 닿지 않게 그녀의 뒤통수를 눌렀다. 팔을 꽉 잡고 있음에도 그녀는 자신의 관절을 꺾기라도 할 듯 격하게 움직이며 희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


“언니. 무서워요.”

“괜찮아. 사장님이 있잖아. 괜찮아.”


은비가 변한 모습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겁을 먹었다. 다행히 혜린이 그들을 다독여주었지만 공포에 빠진 그들이 언제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알 수 없었다.


“저기 수건 같은 거 없어요?”

“수건이요?”

“네. 입에 재갈을 물려야 물지 못하잖아요.”

“아... 잠시만요. 지혜야. 그 창고에서...”


속이 훤히 비치는 얇은 흰색 티셔츠에 팬티같이 짧은 바지를 입은 지혜라는 여자가 창고에서 걸레처럼 더러워진 수건 하나를 가져왔다


-그르르르.-


“잠시만요. 이거라도.”

“어... 여기.”


대훈이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뒤로 젖히자 이미 좀비가 된 은비는 개라도 된 것 마냥 이빨을 딱딱거리며 우리를 위협했다.


-키에에에엑!-


그녀가 입을 크게 벌리고 물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그때 잽싸게 입에 걸레를 물려 뒤통수로 수건을 묶었다. 감염이라는 위험에서 멀어지자 대훈과 희철은 놀랍도록 빠르게 그녀를 포박했고 팔과 다리가 묶인 그녀를 외벽 실외기에 묶으러 갔다.


-키에에에엑!-

-키에에에엑!-


실외기 아래 건물 1층에는 수많은 좀비들이 몰려와 있었다. 어디서 소리를 듣고 몰려온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피냄새를 맡은 피라니아처럼 그들은 지층에서 우글거리며 소리의 근원을 찾으려 했다.


“이거 조용히 안 시키면 큰일 나겠는데요?”

“뭐 어떻게 방법 없어?”


-쾅! 쾅! 쾅! 쾅!-


갑작스럽게 몰려든 수많은 좀비 떼에 혼란이 온 그때 옥상 철문을 발로 차는 듯 한 소리가 울렸다.


“꺄아아아아악!”

“문에서 떨어져!”


옥상 문 앞까지 도망쳤던 여자들 중 몇몇이 순간 문을 걷어차는 좀비들의 습격에 놀라 비명을 질러댔다. 혜린이 겁에 질린 사람들을 데리고 문에서 떨어지라고 했지만 미친 듯이 쿵쿵거리는 철문은 언제라도 부서질 것 만 같았다.


“문부터 막아야 해요. 뭐 책상이나 그런 거 없어요?”

“어... 어...”

“비켜요!”


옆에서 뭘 어찌할 줄 모르던 영수가 바 중앙에 있는 책상을 가져와 문 앞에 놓자 교수님과 혜린씨가 바에 있는 가구들을 가지고 문 앞에 계속 올려두었다. 그럼에도 문을 두들기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고 혹시라도 문이 뚫리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머리를 싸매고 있는 그 순간 놈들의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는 방법이 떠올랐다.


“혜린씨. 커피가루나 믹스커피 같은 거 있어요?”

“네?”

“빨리요! 은비씨가 먹던 커피 어디에 있던 거예요?”

“아... 그게...”


혜린이 술병들이 진열된 장 아래 서랍을 뒤지자 인스턴트 블랙커피가루가 가득 들어있는 유리병 하나가 나왔다.


“위험하게 그걸로 뭘 어쩌려고?”

“좀비들 시선을 돌려야 해요.”


커피가루가 든 병을 들고 루프탑 밖으로 나가 있는 힘을 다해 병을 던졌다. 커피가루가 가득 든 유리병이 하늘에서 빙글빙글 돌며 낙하하다 차도 위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졌다.


-우르르르르르.-


혹시나 했지만 말도 안 되는 설화에서 나오는 그 이야기는 꽤나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였다. 신이 내려준 열매에서 순식간에 신의 저주를 받았다는 열매로 낙인이 찍힌 그 열매. 그리고, 천년이 지난 지금까지 악마의 향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딩 된 저 커피 향에 좀비가 된 사람들. 저들에게 있어서 가장 예민한 감각기관은 후각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커피 향. 커피가 그들을 저렇게 만든 것이 확실했다.


“뭐야? 저것들 왜 저러는 거야?”

“커피 향 때문일 거예요.”

“그럼 은비가 저렇게 된 것도?”

“네. 그러나 향 때문은 아닌 것 같고 아마 커피를 직접적으로 마셔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바에는 언제든지 우리를 좀비로 만들만한 커피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커피가루, 커피 원액, 캡슐커피 등등. 지금은 커피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우리를 좀비로 만들 수 있는 위험요소였다.


커피를 즐기는 이쁜 악마, 현실적인 .png


[ 카페인의 반란 ] -> 웹소설 링크

https://www.blice.co.kr/web/detail.kt?novelId=100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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