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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와란 Apr 26. 2023

시험이 끝나기 무섭게 찾아온...

소소한 일상 이야기.

중학생인 큰 딸이 이틀간의 첫 중간고사를 마쳤다.

이 시험을 위해 한 달 전부터 처음으로 영수학원을 등록하고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학원이라고는 피아노학원 2년 다녔던 게 전부였던 아이는 학원 다니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밝고 해맑게 잘 놀며 지냈었다.


그랬던 아이가 학원에서 밤늦게 돌아오고, 공부한다고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고, 아침엔 힘들게 일어났다. 참 안쓰러웠지만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마주치면 안아주고, 고생한다는 말 한마디 해주고, 저녁 늦게까지 자지 않고 밖에서 대기해 주는 정도였다. 물론 그것도 아침 준비를 위해 빨리 일어나야 한다는 핑계로 딸보다 먼저 잠들었지만...


그렇게 한 달가량 시험공부를 하고 시험 첫날 딸은 울며 들어왔다. 시험을 못 봐서라기보다 자기가 한 만큼 나오지 않아서 스스로에게 실망해서 우는 거라고 했다.


그렇게 이틀간의 시험이 끝났다. 딸은 시험 성적과 상관없이 시험 끝난 기념으로 친구들과 맛있는 것도 먹고, 노래방도 다녀왔다며 해맑은 얼굴로 늦게서야 들어왔다.


시험이 끝나기 무섭게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딸은 기말고사는 꼭 잘 보겠다는 다짐을 뒤로하고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난다. 학원수업도 보강이 없어지고 시간도 단축됐다. 끝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엄마도 아이도 참 많이 긴장했던 시험기간이었던 것 같다.


다시 찾아온 일상에 엄마인 나는 딸아이의 시험성적을 빨리 잊고 놀고 있는 딸에게 최소한의 잔소리만을 하기 위해 또 인내심을 길러야 하지만 되찾은 일상에 한숨 돌리고 다음 시험은 좀 더 여유롭게 맞이할 수 있길 바라본다. 2주 후에는 또다시 더 많아진 과목과 더 어려워질 기말고사 준비를 해야 할 테니 나는 되찾은 짧은 일상을 잘 보내기 위해 일단 요가로 하루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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