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치 마음: 뿌듯함

by 시작쟁이

오늘은 오랜만에 헬스장에 다녀왔어요.


외주 일이 적은 날이라 일을 후딱 해치우고,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섰죠.

제가 사는 지역의 공공 헬스장은 하루 이용료가 2천 원이에요.
다양한 기구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데, 정말 착한 가격이죠.
이렇게 좋은 공간을 두고 자주 안 왔던 제가 아쉬워지기도 했고,

다시 다짐했어요. 더 자주 오자고요.


오랜만에 운동을 했더니
오른쪽 다리는 놀라고, 허벅지 근육도 놀라고,
왼쪽 팔은 후들후들 떨릴 정도였어요.
내 몸이 이렇게 깜짝 놀라도록 오랫동안 나를 방치했구나, 싶기도 했고요.


요즘 제 관심사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체력 증진, 또 하나는 아이의 수학교육이에요.
큰아이가 벌써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거든요.
그동안 너무 바쁘고 아픈 날들이 많아서
제대로 옆에서 도와주지 못한 것 같아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해요.


공부에 욕심도 있고, 스스로 잘 해내는 아이인데
제가 해준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제는 조금이라도 곁에서 도와주고 싶어요.
제 삶도 조금씩 안정되어 가는 지금,
이제는 아이를 챙겨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운동을 마치고 도서관에 들렀어요.
열댓 권의 책을 꺼내 읽다 보니
예전엔 관심도 없던 '공부법'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소싯적 공부에 큰 흥미가 없었던 저지만,
지금은 다시 배우고 싶은 것들이 생기고 있어요.

알지만 하기 싫었던 것들,
도망치고 싶었던 일들을
이제는 아이와 함께 천천히 마주하려고 해요.
저에게도, 아이에게도 고난의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못 자란 마음들을 다시 보듬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설레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학력에 대한 열등감이 있어요.
지금에 와서 그걸 변명하려 들면 끝도 없겠죠.
하지만 마흔을 넘긴 지금,
이제는 후회보다는 다시 시작이 중요한 때라고 생각해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꾸만 저를 돌아보게 돼요.
그 시절의 나에게, 조금만 더 따뜻했더라면 어땠을까.
누군가 제 편이 되어주지 않아도
제가 제 편이 되어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그래서 제 아이들에게는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다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자기 삶의 가장 든든한 편이 되어야 한다는 것.
자신을 아끼고, 믿고, 사랑하는 법을 먼저 배우길 바라요.

그런 마음으로 저는 오늘도 씁니다.
배우고, 익히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일을 계속합니다.

마흔이 넘은 제가 초등 3학년 수학 문제집을 풀고,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아이와 함께 한 살, 한 살 더 자라 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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