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
오래전부터 꾸던 꿈이 있습니다.
바로 시를 쓰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깊숙이 묻어 두었던 소망을
아주 오랜만에 꺼내 들고
묵은 먼지를 털듯 조심히
힘을 주어 꾹 꾹
묵고 묵은 시간을 닦아냅니다.
간간이 이는 먼지는 미련일 거예요.
쌓이고 쌓인 미련이 케케묵어
그 어디로도 가지 못했습니다.
그동안은 온몸으로 시를 썼습니다.
오래 들여다보고
종일 생각하고
온몸으로 부대끼며 아이라는 시를 썼지요.
요즘 들어 부쩍 자란 아이들은
뛰고 웃고 울고
또 저희들끼리 싸우기도 합니다.
그래도 다행이지요.
어린 시절에 쓴 아주 어린 시들
습작 노트에 빼곡히 채워놓은
그 작은 녀석들은
밖으로 내어놓기 무서워
꽁꽁 가두어만 놓았는데
서른 넘어 내 생을 태워 기른 아이들은 저리도 빛이 납니다.
저는 시를 쓰는 사람입니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오래 보고
애정으로 보고
마음을 담아 한 자 한 자
눌러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꼭 그렇게 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