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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모니카 Apr 20. 2024

당신봄날 아침편지2

2024.4.20 이기철 <사람의 이름이 향기이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이라고 노래, <세월이 가면>에서 말하지요. 꽃들이 있던 자리에 어린 초록 잎들이 들어서며 ’언제 이 자리에 그 화려했던 영광이 있었드냐‘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하루 정도 나무의 가지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잎들이 나오며 제 자리를 만드는 과정을 보고 싶네요.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 영상물에서 1초 사이 꽃이 피고, 싹이 올라오고, 부화하는 새끼 새를 보며 경외감을 느끼는 것처럼요. 절기처럼 신묘한 무당은 없는지, 어제의 절기, ’곡우(穀雨)‘로, 생명의 비 얘기를 했었는데요, 마침 맛있는 비가 오네요. 이 비를 먹고 또 푸른 잎들이 얼마나 넓게 기지개를 펼지... 드디어 초 여름날 신록의 장관이 바로 눈앞에 있어서 싱그러운 아침입니다. 주말은 중고등부 시험 전날이라, 꼼짝못하고 일을 하지요. 그래서 어제 미리 은파 한바퀴를 돌았습니다. 말씀드렸던 버드나무와 청거북이 들이 있는 쪽으로요. 잘 있는지 궁금해 하는 맘을 알았던지,,, 멀리서 보이는 그들은 미리 저의 방문을 알아보는 듯, 햇살아래 그들의 미소, 저의 발걸음을 뛰게 했지요. 그 자리에 가니,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 얘기들로 다시 또 추억이 떠오르고, 호숫가의 일렁이는 파동이 만들어 내는 에너지가 그들을 통해 제 몸으로 전달되어, 20여분 혼자서 재밌게, 고요히 놀다가 왔습니다. 나무 기둥, 땅에 닿을 듯한 나뭇잎들, 물가의 풀들, 혼자 사람을 기다리는 벤취의 옆구리까지도 모두 한번씩 만져주며 서로의 안녕을 주고 받았지요. 그랬더니, 어제 오후의 수업이 정말 재밌더군요. 설마 오늘 비가 온다고 집에만 있지는 않으시겠지요? 반드시 나가서 초록물 세례를 받아보시길 강추합니다. 세상천지에 이런 세례를 누리는 자는 오로지 하늘의 축복을 받은 사람. 그런 사람이 되어 행복한 토요일 보내시길~~ 이기철 시인의 <사람의 이름이 향기이다>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사람의 이름이 향기이다 이기철     


아름다운 내일을 기다리기에

사람들은 슬픔을 참고 견딘다

아름다운 내일이 있기에

풀잎이 들판에 초록으로 피어나고

향기로운 내일이 있기에

새들은 하늘에 노래를 심는다

사람이 사람 생각하는 마음만큼

이 세상 아름다운 것은 없다

아름다운 사람의 이름이 노래가 되고

향기로운 사람의 얼굴이 꽃이 된다

이름 부를 사람 있기에

이 세상 넉넉하고

그리워할 사람 있기에

우리 삶 부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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