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6.6 신석정<유월의 노래>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충성을 기념하고 숭고한 그들의 뜻을 묵념하는 날, 현충일입니다. 6.6이라는 숫자가 지니는 상징성을 오래토록 기억하고 있지요. 어느새 이 기념일도 70여 살이 되었네요. 오래되고 늙어가는 것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지혜와 고귀함이 하나하나 쌓여지는 일일텐데요, 오늘을 맞는 우리의 현충일도 그랬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어젠 우연히도 아침 편지를 받는 지인들의 전화를 몇 통 받았어요. 모두 ‘아침마다 시가 있는 편지를 받아서 고맙다’라고 해주셔서 제가 고마웠지요. 편지를 쓸때마다 어느 순간의 장면이나, 어떤 사람의 에피소드가 생각나는 한 꼭지를 잡아서 쓰는 편인데요. 또 그 내용과 맞물린 시를 잘 찾아서 올리면 편지를 받는 분의 마음에 쏙 들 때가 있나봐요. 그럴 때, 저도 좋고, 수령인도 좋고, 시를 쓴 시인도 좋은 것이지요.
참말로 좋아하는 한 지인과 점심을 먹은 후에, 책방에서 잠깐 수다를 떨면서 말했지요.
”시 전문 책방을 조만간 꼭 열고 싶다. 그런데 맡아 줄 사람이 없넹. 몸은 하나인데.“
추진력 끝내주는(지인들이 저를 지칭 하는 수식어~~) 모니카가 생각보다 빨리 일을 만들겠구나 싶은, 그런 눈치를 보내 주셨답니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책방이라도 정성껏, 자리 지키면서 잘 해야 될텐데 싶다가도, ‘아니지, 주어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 생각나는 일, 해보고 싶은 일은 꼭 해봐야지. 누군가 다 도와줄 사람이 있을거야’ 라는 생각에 미칠 때도 많답니다. 저의 가장 가까운 꿈은 <사계절 책을 사는 책방, 봄날의 산책, 여름날의 산책, 가을날의 산책, 겨울날의 산책>을 여는 일이지요. 혹시라도 관심이 있으시면 저랑 말씀 나눠보세요. 혹시 알아요? 어떤 멋진 일이 생길지 세상 일은 아무도 모른답니다~~~.
신석정 시인의 <유월의 노래>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유월의 노래 - 신석정
감았다 다시 떠보는
맑은 눈망울로
저 짙푸른 유월 하늘을 바라보자
유월 하늘 아래
줄기 줄기 뻗어나간
청산 푸른 자락도
다시 한번 바라보자
청산 푸른 줄기
골 누벼 흘러가는
겨웁도록 잔조로운 물소릴 들어보자
물소리에 묻어오는 하늬바람이랑
하늬 바람에 실려오는
저 호반새 소리랑 들어보자
유월은 좋더라, 푸르러 좋더라
가슴을 열어주어 좋더라
물소리 새소리에 묻혀 살으리
이대로 유월을 한 백년 더 살으리
<참고> 다음 사진은 제 작은 텃밭에 피어난 꽃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