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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편지147

2022.9.11 이백(당나라시인) - 對酒問月(대주문월)

by 박모니카

추석 보름달보며 소원 빌어보셨나요. 시댁과 친정 조상님들께 인사하는 산소에서 하늘을 보니 바람따라 흐르는 구름이 어찌나 황홀하던지, 배경삼아 가족들의 사진을 찍었죠. 과수원에 가득히 달린 사과와 배, 풀 속마다 머리 내민 콩꽃과 달개비꽃 등 이름 모를 작은 들꽃들이 가득했어요. 추석명절은 풍성한 결실로 만든 먹거리 덕분에 우리들 맘도 절로 풍성해져요, 그 맘에 보름달까지 들어오면 무엇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이 오지요. 지인들이 달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여 말랭이마을 한 시간여를 돌며 사진을 찍어 보냈어요. 군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마중은 역시 말랭이마을! 지인이 보내준 한시 이백(당나라시인)의 ’對酒問月(대주문월) 술을 대하고 달에게 묻노라‘의 일부 구절을 친구들과 나누며 아름다운 추석 밤을 접었습니다. 또 하나의 태풍 소식이 들려오네요. 혹시 몰라 오늘도 밤 하늘을 보며 달사냥 하렵니다. 지금의 제가 옛날 달과 옛사람을 그리며 맘 속에 담아보겠습니다. 오늘의 시는 한시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對酒問月(대주문월) 술을 대하고 달에게 묻노라 - 李白(당나라의 시인)

靑天有月來幾時(청천유월래기시) 푸른 하늘의 달 있은 지가 얼마이냐?

我今停盃一問之(아금정배일문지) 나는 지금 술잔을 들다 한 번 묻노라

人攀明月不可得(인반명월불가득) 사람이 명월을 붙들기는 가당치 않고

月行却與人相隨(월행각여인상수) 달은 도리어 사람과 함께 따라다닌다

皎如飛鏡臨丹闕(교여비경임단궐) 나는 거울처럼 밝은 신선궁에 이르니

綠烟滅盡淸輝發(녹연멸진청휘발) 녹색 연기 없어지고 맑은 광채 발한다

但見宵從海上來(단견소종해상래) 다만 밤에 바다에 떠오름을 바라볼 뿐

寧知曉向雲間沒(영지요향운간몰) 새벽에 구름사이 없어짐을 어찌 알리오

白兎搗藥秋復春(백토도약추부춘) 흰 토끼는 봄부터 가을까지 약을 찧고

姮娥孤栖與誰隣(항아고서여수린) 항아는 어떤 이웃과 외로이 살아갈까?

今人不見古時月(금인불견고시월) 지금 사람은 옛날 달을 볼 수 없으나

今月曾經照古人(금월증경조고인) 오늘 달은 일찍이 옛사람을 비췄으리

古人今人若流水(고인금인약류수) 예나 지금 사람이나 흐르는 물 같으니

共看明月皆如此(공간명월개여차) 모두 이와 같이 밝은 달을 함께 보리라

唯願當歌對酒時(유원당가대주시) 오직 술을 마주할 때 이 노래를 바라니

月光長照金樽裏(월광장조금준리) 달빛은 오래도록 금술통 안을 비추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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