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5 주숙진<菊花국화>
가을하면 추국만향의 계절이라고도 하지요. 곳곳에 국화축제도 많고요, 앞산에 소국화, 뒷산에 진국화, 천지에 두루 국화만발이예요. 무슨 국화 종이 그리 많은지 이름도 아리송해서 그냥 국화라 부르네요. 국화를 가리켜 傲霜孤節(오상고절-서릿발 추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홀로 꼿꼿하다) 이라 말하는데요, 가을서리아래 다른 꽃과 다투지 않고 홀로 피어나는 국화의 고매한 절개를 군자의 모습과 비유한 옛사람들의 표현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남편은 국화사진과 함께 시 한 구절을 쓰고 지인은 국화 한시를 보내니 햇빛에 시들거리는 책방 앞 국화꽃에 저절로 물길을 내어주었죠. 한식경도 안되어 금새 꽃잎들의 눈 표정이 말똥거렸답니다. 국화의 고고한 절개와 향미는 화분 속이 아니라 서리발 속에서 빛이 나는가 봅니다.
오늘의 시는 주숙진의 <菊花국화>를 들려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菊花 국화 - 주숙진(朱淑眞, 송나라의 시인 1135-1180)
土花能白又能红(토화능백우능홍) 땅의 꽃이 능히 하얗고도 또한 붉으니
晚節猶能愛此工(만절유능애차공) 늦은 절기의 그 솜씨를 사랑할 수 밖에 없노라
寧可抱香枝頭老(영가포향지두노) 차라리 향기 품고 가지 끝에서 시들지언정
不随黄葉舞秋風(불수황엽무추풍) 추풍에 춤추는 황엽은 따르지 않겠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