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09

2022.11.12 하청호<사람의 향기>

by 박모니카

같은 풍경일지라도 눈동자의 마음에 따라 달라보이죠. 같은 일상일지라도 한번 더 들여마신 숨길 하나로 새로운 길이 생겨요. 매일 만나는 말랭이 어머님들, 당신들의 별거 없는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이쁘게 나오게 해주었다고 만날 때마다 등을 어루만져 줍니다. 저도 보답하고 싶었지요. ‘경로당 점심준비를 하시는데 고기반찬 있으면 좋지요?’라며 준비해 갔습니다. 고기볶음을 해서 저와 남편의 밥을 챙겨주시고 부부의 수다는 양념이 되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 자리나 되어야 저희 부부가 애기같이 챙김을 받습니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부모에게는 늘 어린아이 같으니까요. 식사 후 가을 햇살이 좋다고 사진 찍자고 하니 모두 연지곤지 바르셨지요. 분홍 갈색 모자 쓰고 행장을 했지요. 당신들의 미소를 담아서 제 3번째 에세이집에 넣어서 책을 선물하겠다고 했습니다. 저야말로 이 마을에 와서 사랑과 행복을 모두 담습니다.

오늘의 시는 하청호시인의 <사람의 향기>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사람의 향기 – 하청호


난 꽃이 피었다.

은은한 향기가 방안을 채우고 있다.

아버지가 말했다.

난(蘭)향기가 참 좋구나.

할아버지가 말했다.

난 향기가 아무리 좋다한들

사람 향기보다 좋을까.

내가 말했다.

할아버지, 사람에게도 향기가 나요?

그럼, 저 난처럼 깨끗하게 살면

향기가 나지.

내가 크면 사람 향내가 날까?

난 향기보다 좋은

사람 향내가 날까?

11.12말랭이1.jpg 책방옆 공간에 놓은 옹기종기 항아리들
11.12말랭이2.jpg 아웅다웅 결코 놓치 않을 말랭이 회장님부부의 손
11.12말랭이3.jpg 감나무와 담쟁이가 아름다운 말랭이 집,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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