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26

2022.11.30 진장춘<11월의 마지막 날>

by 박모니카

11월의 마지막 날이군요. 지난밤부터 강추위를 예고하는 알람이 부산했지요. 서울에 있는 딸아이는 보이지도 않는 하얀 눈 방울을 찍어서 보냈더군요. ’엄마 첫눈이야. 우리 눈 구경하러 여행갈까? 우리 둘이만?‘ ’가려면 아빠랑 오빠랑도 같이 가야지.‘ 딸과의 톡을 마치고 김광균 시인의 <설야> 시낭송을 들었습니다. 첫 눈에 대한 낭만과 현실은 다르지요. 오늘은 아침8시부터 소외계층에게 드릴 김장하기 4차 현장에 갑니다. 2000포기의 배추들과 봉사자들이 기다리고 있다네요. 사실 저는 봉사자 이모님들의 얼굴보고 이야기하는 재미가 더 좋습니다. 그분들의 옛이야기를 풀어서 젊은시절의 꿈을 추억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 드리는 게 즐겁지요. 오늘도 추위를 무색케 할 따뜻한 사람들의 공간을 찾습니다. 그곳을 데울 사람들의 사랑과 손길을 그려봅니다. 오늘은 진장춘 시인의 <11월의 마지막 날>을 들려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11월의 마지막 날 – 진장춘


오늘은 11월의 마지막 날

첫눈이 내리다가 비로 바뀌고

다시 비가 눈으로 바뀌곤 한다.

가을과 겨울이 시간의 영역을 다툰다.

단풍나무는 화려한 가을 송별회를 하고

눈바람은 낙엽을 휩쓸며 겨울의 환영회를 벌인다.

가을과 겨울이 줄다리기를 하지만

위풍당당한 겨울에 가냘픈 가을은 당할 수 없다.

젊은이들도 첫눈을 반기며 만남을 약속한다.

가을은 울며 남으로 떠난다.

지구를 한 바퀴 돌아서 내년에 오리라.

계절의 쳇바퀴는 누가 돌리나?

추동춘하 추동춘하 추동춘하...

계절의 쳇바퀴를 돌리면서 세월은 간다.

세월이 가면 사람도 가고 만물도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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