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325

2023.3.9 이경아 <너에게로 가는 봄>

by 박모니카

좋아하는 노래 중에 <어부의 노래>가 있어요. 제가 어부의 딸이어서 그런가봐요. ’푸른 물결 춤추고 갈매기 떼 넘나들던 곳.... 어머니는 된장국 끓여 밥상위에 올려놓고 고기잡는 아버지를 밤새워 기다리신다‘ 이런 가사지요. 말랭이경로당에서 점심을 먹자해서 들어가니 밥상위에 생선이 가득했어요. 군산박대, 갈치, 홍어무침과 홍어탕 등. 말랭이 경로당 점심은 어른들이 순번을 전해서 밥을 준비해요. 저도 작년부터 여러차례 같이 먹었는데요, 공동체정신으로 밥을 준비하지만 고령인 그들에게는 쉬운 일은 아니예요. 평균 15명 정도가 점심을 먹으니까요. 특히 요즘은 말랭이마을에 사람들이 오면서 주말마다 막걸리, 파전 등을 준비하고, 평일에는 공방운영도 하니 매일 점심밥을 하는 것이 더 힘든 일이 되더군요. 어른들의 이런저런 얘기 속에 제 아버지의 배 이름을 물으셔서 대답하니, ’그 배 주인 딸이고만. 내가 그 배를 알지. 선주가 얌전한 사람인 걸로 기억하는데.‘라고 50년 가까이 생선경매일을 하시는 어른께서 말씀하시데요. 달콤새콤 쫀듯한 홍어무침을 한 접시나 먹으며, 세상에 정말 인연이랑 끝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은 삼겹살이라도 사서 경노당 점심 밥값을 해야겠습니다. 책방 오르는 길 마을 골목에서 피어난 홍매화에게 다가가 사진도 담고, 한복공방작가님과 3월 말랭이골목잔치를 위해 한 수다 떨었답니다. 오늘은 또 어떤인연이 찾아올까요. 이미 와서 기다리는 말랭이의 봄 역시 새로운 인연의 씨앗을 기다린다 하네요.

오늘은 이경아 시인의 <너에게로 가는 봄>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너에게로 가는 봄 – 이경아


웅크렸던 고난이

꽃이 되고 잎이 되는 시간

눈을 뜨려고

마음을 열려고

햇살 환한 모퉁이 부여잡고

꿈을 꾸지 않고는

봄을 열 수 없구나

찬바람 끝 눈물샘에서

빛 한 오라기 품은 꽃잎이 눈에 밟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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