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1년 설립된 대중관광 역사의 선구자로 호텔, 항공, 금융까지 진출하며 승승장구하던 회사다. 오프라인 매장에 길든 영업으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는 여행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탓이 크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부침하는 시대, 관광의 한 모습이다.
Thomas Cook(1808~1892)
영국의 전도사이자 금주 운동가였던 토마스 쿡(Thomas Cook)은 관광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최초의 단체 여행(패키지 투어)을 만들며 여행을 관광으로 바꾼 사람이다, 정확히 말하면 ‘대중관광’의 아버지다.
여행과 관광의 차이는 무엇일까?
여행(旅行)은 ‘가는 일’이라는 뜻으로 인간의 본능적 행위인 이동에 가깝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는 ‘호모 노마드(Homo Nomad, 유목하는 인간)’라고 하고,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여행하는 인간)’라고 표현했다. 관광(觀光)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떠나는 행위로 ‘구경한다’라는 보다 구체적인 여행 활동에 초점을 둔다.
여행이 홀가분하게 떠나는 개인의 자유로운 이동행위라면, 관광은 상대적으로 목적성이 강하고 집단적이며 경제적이다. 여행이 흔히 일상이고 취미이자 여가의 영역이라면, 관광은 주로 산업이고 정책이자 학문으로 다루어지는 이유다.여행의 산업적 형태를 관광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학문적인 측면에서 보면,인문학적 용어에 가까운 여행에 비해 관광은 사회학이나 경제학적 용어의 색깔을 띤다. 관광학에서 보면 관광은 ‘주체인 인간, 사회조직, 환경’이라는 3대 구성요소 속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다. 여행이 주체인 인간의 행위인 여행활동에 초점이 있다면, 관광은 여기에 조직,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모든 사회적 관계를 말한다. 따라서 관광에서는 여행 활동과 관련된 경제행위와 사회적 관계가 중요하다.
여행과 관광은 일상생활에서는 혼용되는 경우가 많아 명확한 구별이 쉽지 않다. 어느 정도 유사성도 다분하다. 다만 개념적인 의미와 속성이 어떻게 다른지는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토마스 쿡은 새로 등장한 철도의 잠재력을 안 최초의 인물이다. 1841년 영국의 레스터에서 러프버러까지 12마일(약 19킬로미터)을 달리는 특별 전세 열차를 운영하는 단체여행을 기획한 것이다. 식사가 포함된 여행으로 570명의 승객이 기차에 올랐다. 현대적인 관광과 상업적인 여행사의 역사가 시작됐다는 의미가 크다.
쿡은 패키지여행에 이어 여행자 수표, 외화 환전 서비스, 여행책자 발간 등을 모두 처음으로 선보였다. 또한 끊임없이 새로운 특별 여행을 개발했다. 1851년 런던 수정궁에서 열린 만국 박람회를 계기로 만든 특별 여행은 16만 5천 명이 참여하여 기록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이를 계기로 외국 여행에 착수하여 1856년에 유럽 대륙 여행, 1865년 미국 여행에 이어 1872년에는 세계 일주 패키지 상품을 최초로 선보였다, 그는 “교육받지 않은 사람과 언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여행의 길을 열어준 것”을 좋아했다.
Thomas Cook의 첫번째 기차여행단(1841)
이처럼 관광은 근대사회의 개념이다.
여행에서 관광으로 개념이 바뀌게 된 것은 기술 발달의 영향이 크다.
산업혁명 이후 기차, 증기선 등 교통 기술의 혁신으로 대중관광의 개념이 열렸다. 1825년 영국에 최초로 개설된 철도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을 왕복해서 운송할 수 있는 최초의 교통수단이었다. 독일의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는 1843년 파리에서 “새로운 철도가 시간과 공간의 기본개념을 흔들어 놓았다”라고 썼다.
기차는 속도와 정확성, 규모와 성능으로 조직적인 관광 발전의 초석이었고, 폭넓은 계층이 참여하는 ‘여행의 민주화’를 가능하게 했다. 20세기 들어 자동차, 항공기 등이 출현하면서 관광은 본격적인 대중화, 산업화, 생활화의 시대를 맞게 된다.
'토마스쿡'이 파산한 지 1년 만에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돌아왔다. 온라인 웹사이트로만 여행사를 운영한다. 코로나 19 사태 와중에 “만인을 위한 여행”의 깃발을 들었던 토마스 쿡의 꿈이 계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 참고문헌 >
1. 볼프강 쉬벨부시(1978). <철도여행의 역사>(박진희 옮김, 1999). 서울: 궁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