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하는 당신
"좋아한다랑 사랑한다의 차이가 뭐야?"
갑작스러운 질문에 얼음이 되었다. ‘나도 너무 궁금해!’라고 되려 물어보고 싶었지만 적당한 대답을 꾸며냈다. 오랫동안 그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좋아한다와 사랑한다의 차이가 뭘까?’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들은 모호한 경계선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천차만별인 것처럼 느끼는 감정도 마찬가지다. 내가 말하는 '몽글몽글'과 듣는 사람이 느끼는 '몽글몽글'의 느낌은 다르다. 비슷해 보이는 “짜릿했고, 찌릿했고, 저릿했고” 중에서 감정의 높낮이에 따라 점수를 매기라고 한다면 사람마다 다른 점수를 줄 것이다.
‘좋아한다와 사랑한다’를 구분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다르게 생겨놓고 헷갈리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어느 작가의 말처럼 '엄청난 차이가 있어!'라고 하기엔 별반 다르지 않고 '그다지 차이가 없어!'라고 하기엔 다르다.
이석훈의 <그대를 사랑하는 10가지 이유>를 좋아한다. 사랑하는 이유 하나하나가 진국이다. '사랑한다'를 10가지 이유로 표현하다니! 내 고민에 힌트를 준다. 결국,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마치 김춘수의 <꽃>과 같다. 좋아해를 예쁘다는 의미로 불러주는 순간 세상의 예쁜 것들은 나에게 좋은 것이 되는 것처럼.
나의 ‘좋아한다’와 ‘사랑한다’는 어떤 의미일까?
아침을 거르는 아들을 위해 과일 주스 한 잔을 식탁에 올려놓는 엄마의 정성. 나는 과일 주스를 좋아하고 엄마의 정성을 사랑한다. 자식이 걱정되어 깊은 밤까지 고민하는 아빠의 한숨. 나는 아빠의 고민을 좋아하지 않지만 아빠의 한숨을 사랑한다. 계절은 바뀌지만 변함없는 애인의 투명한 마음. 나는 더운 날, 추운 날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투명한 마음을 사랑했다. '좋아한다'는 환경에 따라 변하지만 '사랑한다'는 환경이 바뀌어도 그대로다.
한 가지 확실해졌다. 마음껏 부딪혀봐야 느껴볼 수 있는 감정이라고. ‘좋아한다’, ‘사랑한다’를 실컷 외쳐봐야 한다. 애써 참아보기도 해야 한다. 나만의 의미를 만들어내야 한다.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는 순간의 연속일지도 모르겠지만!
친구가 다시 한번 물어본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음... 그건 말이야..."
실컷 좋아하고 마음껏 사랑해봐야 알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