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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필 Jul 25. 2024

맹자의 가르침을 전하다.

종례시간

 어렸을 때 시골에서 훈장을 하시던 외조부를 통해 한학을 익혔고 대학을 거쳐 대학원 과정에서 여러 경전 중에 유독 <맹자>에 애정을 가지고 가까이했다. 교직 안에서는 30여 년을 맹자강독반 동아리를 지도했다. 맹자를 대하면서 ‘당당한 삶의 주인으로 살자’라는 다짐을 하며, <맹자>를 늘 책상머리에 두고 펼쳐보기를 즐겨하였고 마음에 담았던 이야기를 수시로 학생들에게 들려주었다.

 적지 않은 제자들이 그 시절의 이야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맹자집주로 늘 애정을 가지고 접했던 책이다.

맹자는 어떤 사람인가?


  맹자가 남긴 말을 소개한다.


  천하의 바른 자리에 서며 천하의 큰 도리를 행하여, 세상이 안정될 때는 백성들과 더불어 참다운 삶을 열어가야 하고, 세상이 어지러울 때는 후일을 대비하여 바른 삶의 모범을 제시해야 한다. 부유하고 귀한 것, 가난하고 천한 것, 위세나 무력에도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 대장부의 길이다.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고 의(義)도 내가 원하는 것이나, 이 둘을 모두 얻을 수 없다면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하겠다.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나, 원하는 것이 삶보다 더 간절한 경우가 있기에 삶을 구차하게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죽는 것이 내가 싫어하는 것이지만, 싫어하는 바가 죽는 것보다 더한 것이 있으니 의롭지 못한 것(不義)이다.


 해서는 안 될 일은 하지 말아야 하며, 욕심내서는 안 될 일은 욕심내지 말아야 하나니, 사람됨이란 이와같이 하면 되는 것이다.


 한 그릇의 거친 밥과 한 그릇의 국을 얻으면 살고 얻지 못하면 죽더라도, 호통치고 꾸짖으면서 주면 길 가는 사람도 받지 않고, 발로 차서 주면 거지라도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호연지기를 잘 기른다. 온 세상에 가득 찬 지극히 크고 강하며 올바른 기운이며, 사람에게 굽히지 않고 흔들리지 않으며 공명정대하여 조금도 부끄럼 없는 용기일 수 있다. 우주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이 기운은, 마음의 흔들림 없이 지속해서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의로운 일을 행하면 쌓인다.

    

 왕이 큰 허물이 있으면 잘못을 고치라고 말하고, 계속해서 고치라고 말하는데도 듣지 않으면 왕을 바꿉니다. 이에 왕이 발끈하여 얼굴빛이 갑자기 변하자, 왕께서 신에게 물으셨기에 신이 바른대로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걸왕과 주왕을 정벌한 것을 들어, 신하가 왕을 죽여도 되느냐는 물음에 인(仁)과 의(義)를 해치는 사람은 왕이라 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을 죽였다는 말은 들었어도 왕을 죽였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으로 부모가 모두 살아계시고 형제가 변고가 없는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고,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 남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고,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요, 순으로부터 탕왕에 이르기까지 500년이고, 탕왕으로부터 문왕에 이르기까지가 5백년이다. 다시 문왕으로부터 공자에 이르기까지가 500년이니, 500년을 주기로 반드시 왕도 정치를 실현할 왕이 나오고, 그 사이에 세상에 이름을 떨칠 사람도 나타난다. 주나라 때부터 700년이나 되었으니 햇수로 치면 이미 지났고, 시기를 따져보면 성인이 나타날 시기이다.

  하늘이 이 세상을 구제하려 한다면, 지금 이 세상에서 하늘의 뜻을 알고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나를 제외하고 그 누가 있겠는가?


  맹자는 공자의 가르침을 계승하고 확장하여 유교 사상을 완성한 사상가이며 정치가로 보기도 한다.

 약육강식으로 표현되는 전국시대로 치열한 전쟁이 계속되는 혼란한 시대를 살다 간 맹자는 인과 의를 통해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함을 주장하였다. 인(仁)은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고 측은함을 느끼는 마음의 본질로 남을 나처럼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의(義)는 무언가를 잘못하였을 때 느끼는 부끄러워하는 마음으로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공정함이다.


 맹자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도덕에 기초하여 모든 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청사진을 제시하였다.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드넓은 대장부의 기개를 호연지기로 풀어냈다.  호연지기는 늘 곧고 바른 마음을 가지고 옳은 일을 실천하면 기를 수 있다. 이 기운을 갖게 되면, 진실하고 정직하며 마음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당당함과 모든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마땅함을 갖게되어, 마음속은 더 없는 즐거움이 가득하게 된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아니하고 땅을 굽어 살펴도 부끄럽지 아니하는 강하고 곧은 마음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비굴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사는 대장부의 모습이 맹자에게서 보인다.

  

 인간과 역사와 사회를 아우르는 역사적 안목과 통찰력, 논리적이며 탁월한 언어 능력 안에서 살필 수 있는 그가 강조한 소통과 공감으로 사는 삶, 냉철한 현실 인식과 합리적인 문제 해결 방식. 이 모든 것은 21세기 '변화와 혼돈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세상살이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맹자>를 들어 교육하다       

                                                                     

 다음은 학생 교육에 자주 활용한 맹자의 말이다.


지극히 정성스러운데 감동하지 않을 사람이 없고, 정성으로 대하지 않는데 감동할 사람은 없다.     


  성(誠)은 성실, 진실, 정성의 의미이다. 정성으로 백성을 다스리면 백성이 감동하게 된다. 지극한 정성은 하늘까지 감동하게 한다고 하여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였다.

  우선은 자신을 감동시킬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생활하자. 자신의 감동은 주변을 감동시키고 친구의 신뢰를 얻고 부모를 기쁘게 한다. 그리 나아가면 어떤 어려움도 해결하며 나아갈 수 있다.   



 어진 마음으로 의롭게 하는 것과 욕심을 앞세워 이익을 탐하는 것은, 시작은 털끝의 차이지만 천리만큼의 간격으로 벌어진다.  

 

 백성들을 자기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한다면, 백성들은 왕을 돕는 것이 자신들을 위하는 것이라는 마음에서 정성을 다해 왕을 받든다.

 왕이 자기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계속해서 전쟁하며 백성들을 전쟁터로 내보내면, 농사철을 빼앗겨 부모는 얼고 굶주리며 형제 처자들이 흩어지게 되어 왕을 원수처럼 여긴다.

 어진 마음으로 정치를 하면 늘 이길 수 이기 때문에 '인자무적(仁者無敵)'이라 했다. 어떤 마음인지에 의해 털끝만 한 근소한 차이가 점차 벌어져 천리의 간격으로 나아간다는 말이다. 일을 도모함에 어떤 마음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중요하다.

 시작의 차이는 근소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로 나타난다. 시작을 준비하며 상황을 잘 살피고 신중히 현명하게 잘 하자. 


 어떤 마음으로 어떤 방법으로 시작하는지는 그 이후에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차이에 대한 물음에 답하기를 태산을 겨드랑이에 끼고 북해를 뛰어넘는 것을 사람에게 말하기를 ‘나는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진실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어른을 위해 나뭇가지를 꺾는 것을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나는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일이 생각대로 안될 경우 '할 수 없었다'와 '제대로 하지 않았다'의 두 가지 중의 하나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은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제대로 하지 않아서 안 되는 것은 할 수 있는데 안 한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일이 뜻한 대로 안되는 이유는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듭 생각해 보고 할 수 있는 일이면 마음을 다잡고 제대로 하면 분명 된다. 그간의 성취 경험이 없으면, 목표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선에서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늘이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고 하면 반드시 마음과 의지를 고통스럽게 하고 육체를 굶주리게 하며 하는 일마다 어렵게 만든다. 그로써 마음을 떨쳐 일으키고 참을성을 갖게 되면 할 수 없었던 일도 할 수 있게 된다.  

                                                                                                                  

어렵고 힘들 때 큰 지지가 되어 준 구절

 정도전이 24세에 그가 원했던 중앙 관직에 오른 다음 해 어머니와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면서 부모 무덤 아래 초막을 짓고 3년간 묘소를 돌보는 일을 시작할 때 정몽주가 정도전에게 <맹자>를 선물한다. 이 기간에 정도전은 하루에 한 장 또는 반 장씩 <맹자>를 정독했다고 적고 있다. 관직에 복귀하여 부당한 권력에 맞섰다가 세상에 뜻을 펼칠 서른네 살부터 10년의 유배와 유랑 속에서, 마음에 담았던 <맹자>의 구절로 세상의 어려움을 바로 보게 되고 큰 소임을 감당하기 위해 결심을 한다. 그 후 백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며 새 나라 '조선'을 세운다. 이 내용을 근간으로 역사소설 <창업>을 집필한 바 있다.   

 

 공부를 통한 성취 경험은 '동기 부여'로 작용한다. 물론 쉽지 않다. 어느 정도까지 마음을 다한 고단함과 수고로움이 있고 나서 비로소 결과를 만든다. 막상 이루고 나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걸 해내는 학생은 많지 않다.

 세상에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 성취 과정에 마음이 단단해지고 정신력도 강해지며 자존감이 높아지면서 성공적인 삶을 만들어갈 수 있게 된다.

 순간의 어려움을 자신의 성장 과정의 일부로 흔쾌히 받아들이며 목표를 이룰 때까지 모든 것을 감수하면서 마음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픈 만큼의 큰 성장은 늘 함께 한다.       


  남을 사랑하더라도 그가 친하게 여기지 않으면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보고, 남을 다스리는 것은 마음 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니 다스려지지 않을 때는 나의 지혜로움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하고자 하는 바를 얻지 못할 때는 모두 자기에게서 그 원인을 찾아보아야 한다.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가 업신여기고 난 뒤에 남이 그를 업신여기며, 집안은 반드시 스스로가 허물어버리고 난 뒤에 남이 그 집안을 허물어뜨리며,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가 공격하고 난 뒤에 남이 그 나라를 공격하는 것이다.


 모든 일은 자신에게 달려 있고 자기 하기 나름이다.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아무리 잘해 주었더라도 정작 그가 나를 친하게 대하지 않았다면,

 내가 상대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이 부족했는지를 반성한다.

 소중한 나를 챙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이다. 아낌없는 격려를 통해 늘 힘을 보태주자.


 

 스스로를 해치는 자는 해 보지 않고 할 수 없다고 하는 이고, 스스로를 버리는 자는 할 것을 알면서도 하지 않는 자이니, 그들과 함께 할 것은 없다. 스스로를 해치고 버리는 것을 자포자기 곧 포기라고 한다.     

 방법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데 먼 곳에서 찾으며, 일은 해 보면 쉬운 데 시작도 하지 않고 먼저 어렵게만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하는 자를 우물 파는 일에 비유할 수 있으니, 아홉 길 우물을 팠더라도 샘물이 솟을 때까지 파지 못한다면 우물을 버리는 것과 같다.                         


 남을 해치는 자는 자기를 이롭게 하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 자신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에 근거하여 참으로 자기를 이롭게 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찾아가면  방법이 있다. 하지만 스스로를 해치는 자는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마음조차 없기 때문에 어렵다.

 자기를 버리는 자도 자기를 구제하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어렵다.

 

 학생 상담 중에 누구도 '포기 했다'라고 말하는 학생은 없다.

 포기해선 안된다는 마음은 모두 있다.

 하지만 포기한 채로 고등학교 3년을 보내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포기하면 인생은 답이 없어진다.

 방법을 찾으면 분명히 있다.

 현재 상황에 맞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절대 서두르지 말고 해 나가면 된다.

 스스로 긍정적인 변화를 느끼면 자신감을 갖게 된다.

 모든 건 오로지 자신에게 달려있다.

 우선은 마음을 먹는 것부터 시작하자.

 최선을 다하는 태도는 좋은 자세이지만

 결과를 이룰 때까지 해가야 한다.

 실천이 있으면 반드시 성취를 만들어야 한다.



전쟁 중에 북을 울려 병사들이 나아가 싸우다가 어느 병사가 100 걸음 달아난 뒤에 멈추었고 다른 병사는 50 걸음 달아난 뒤에 멈추었다. 50 걸음 달아난 자가 100 걸음 달아난 자를 비웃으면 어떻겠냐고 맹자가 말했다.


 왕이 생각하기를 이웃 나라보다 정치를 잘하고 있는데 자신의 백성이 늘지 않고 이웃 나라 백성이 줄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답을 구한다. 이에 전쟁 중에 오십보를 도망간 사람이 백보를 달아난 사람을 비웃는다는 상황을 들어 두 나라가 정도의 차이만 있을 서로 근본적 차이는 없음을 말한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하는데 오직 전쟁을 통해 상대를 이길 생각만 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학습 시간을 늘리고 잠을 줄여도 성적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변화를 원하면 우선 근본부터 챙겨야 한다.


노력만큼 성취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마음 다함과 집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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