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책 선택 돕기
지난 학기 두 곳의 대학원에서 독서교육론 강의를 하면서 많은 선생님들을 만났고,독서교육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도 들을 수 있었어요. 오늘은 그 중에 하나인 '책 선택 지도'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감사하게도 현장에는 학생들의 자유 독서를 권장하시고 귀한 시간을 내주시는 선생님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자유 독서 과정에서 학생들이 가져오는 책이 너무 수준이 낮으니 자유 독서 활동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하시는 분들 또한 많더라고요.
책 선택 지도 방법으로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전략이 BOOKMATCH 전략입니다. 이 전략은 학생의 책 선택 과정을 책의 수준을 포함한 다양한 관점에서 도울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고 초등학생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간단한 세 가지 질문으로 자기 점검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초등학교에서는 학교 도서관에 직접 데리고 가서 자유독서를 할 시간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생들의 책을 고르는 모습도 보고 도움을 줄 수 있지요. 도서관 수업을 하기 전, 아래 질문을 스스로 하면서 학생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학부모님들도 아이가 책을 고를 때 생각하게 도와주시면 좋아요.
표지와 제목을 보고 고른 책의 첫 쪽(짧으면 두 쪽)을 다 읽고 생각해 봅시다.
첫 쪽에 나온 낱말들의 뜻을 쉽게 이해했나요?
읽을 때 부드럽게, 물 흐르듯 읽을 수 있었나요?
어떤 내용인지 이해되었나요?
위의 세 가지 질문에 모두 네 라고 대답했다면, 적절한 책일까요? 아닙니다. 그 책은 학생에게 너무 쉬운 책입니다. 1번 질문에 대해서 '한 두 단어는 어려웠다', 2번 질문에 대해 '대부분 부드러웠는데, 한 군데 정도 다시 읽었다', 3번 질문에 대해 '대강은 이해되었다'. 라고 말한다면 학생이 도전해 볼만한 책입니다. 혼자 읽을 책을 고른다면 이 정도 수준이 적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있을 때에는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묻거나 인터넷에서 낱말 뜻을 찾아보아도 좋다고 추가 지도를 해주시면 더 좋습니다.
참고로 위와 같은 구체적인 답변이 나오려면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이런 답도 가능하다는 예시를 알려주셔야 합니다. 예시 없이 물어보면 대체로 네, 아니오로만 답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타인이 만든 기준, 남들이 정해준 학년별 권장도서를 빌려주어도 좋겠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읽을 수 있도록 돕는 메타적 전략을 지도해주세요.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 하는 경험이 읽기 효능감을 높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