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식품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이라고 해서 유전자를 변형한 식품이라는 것이다. 내 주변에 물어보니 나 빼고는 대부분 GMO 라는 단어를 알고 있었다. 세상 물정에 박식하고 어느 정도 귀를 열고 다닌다고 자부했던 내가 이렇게 고립된 나 자신에 갇혀서 살아가는 것을 또 한 번 느끼는 순간이다.
그런데, 사실 언론이나 인터넷에서 어렴풋하게 단어를 들어보기만 했지, 그 시스템과 의미와 여파를 잘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는 우리가 먹는 토마토케첩이나 두유, 오렌지주스에 들어가는 각종 채소와 과일들이 땅에서 잘 자라서 어느 정도 갈리고 즙이 만들어진 후 적당히 설탕물에 섞여서 시중에 유통되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걸음만 살짝 다가가 보면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전혀 알 수 없었던 세계를 엿볼 수 있게 된다. 내가 유전공학 쪽의 전문가가 아니라서 자세하게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각종 채소와 과일 같은 것들이 원래의 씨앗과 그 종자대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개량되고 유전자 조작이 되어 변형된 상태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평소 마트에서 사 먹는 수박, 참외, 복숭아, 바나나, 토마토, 두부, 옥수수 같은 것들이, 태초 이 지구 상에서 생겨나서 자라고 씨를 뿌리고 있는 그대로 번식해왔던 것을 우리가 먹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생겨먹었던 형태보다 더욱 크고, 붉고 기름지고 달고 맛있게 변경되어 재배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혹시 지금 내가 먹고 있는 바바나와 참외는 원래 태초에 이 땅에 창조된 그 모습 그대로의 형체가 아니란 말인가?
이러한 가능성을 알게 돼 고난 후, 문득 즐겨 먹었던 호박고구마가 떠올랐다. 하긴 먹을 때마다 이상하기는 했다. 내가 어릴 때에는 분명 이러한 고구마는 없었는데, 살기가 좋아지다 보니 이렇게 달고 맛있는 고구마가 화석에 의해서 DNA가 복원되었나... 생각했으니 말이다. 식물이라는 것이 무슨 반도체도 아니고, 21세기에 갑자기 등장하라는 법칙을 없을 테니, 무심코 그냥 원래 고구마라는 식물에다가 호박이라는 유전자를 짬뽕해서 황금 꿀이 줄줄 흐르는 품종으로 변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한 식품을 정식으로 어떻게 부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간들이 식물이라는 생명체에 손대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워버릴 수가 없는 환경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다 보니 방울토마토 또한 떠올랐다. 혹시 이것은 기존 토마토의 유전자를 변형하여 보다 작게 변형한 후 인간이 한입에 먹기 편하도록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였다. 그러한 개량종이 대를 이어서 스스로 번식할 수도 있는 것일까. 아니면 라이거처럼 자손번식은 불가능한 것일까.
TV에서는 여러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GMO 식품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GMO식품 표기에 대한 것을 완벽하게 지키지 않고 있으며, 소비자는 모든 GMO 식품에 대해서 근원을 알지도 못한 채 먹고 있을 수도 있다는 말도 들려온다. 나는 이 이야기를 헛소문으로 듣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충분히 이러한 짓거리를 하고도 남을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GMO 식품은 과연 나쁜 것일까.
내가 살면서 GMO 식품을 얼마나 먹었는지는 잘 모른다. 밥 먹을 때 뭐 그리 많은 생각을 하고 먹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유전자가 변형된 식품을 먹을 경우 인간에게 어떠한 피해가 오는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내가 멀쩡하게 살아있는 것을 보면 별 문제가 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섬뜩하다. 인간의 DNA 도 변형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김태희나 정우성 같은 사람들이 수백, 수천 명씩 돌아다니겠지. 과연 그러한 현상이 아름다울까. 인간이 맑은 날 산에 올라가 붉은 노을을 보며 원초적 아름다움을 느끼는 그 감정과 동일하게 수천 명의 복제인간을 보는 느낌이 아름다울지 의문이다. 그 누구라도 이 물음에 자신 있게 대답해줄 수 없을 터, 성경에서 조금이나마 이 부분을 설명해주고 있으니, 덧붙이며 글을 마친다.
[창세기 1:12]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창세기 1:21]
하나님이 큰 물고기와 물에서 번성하여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날개 있는 모든 새를 그 종류대로 창조하시니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레위기 19:19]
너희는 내 규례를 지킬찌어다 네 육축을 다른 종류와 교합시키지 말며 네 밭에 두 종자를 섞어 뿌리지 말며 두 재료로 직조한 옷을 입지 말찌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