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긍정회로를 돌리자.

by 슈퍼엄마

내 성격 중에 고치고 싶은 게 하나 있다. 바로 자책을 잘한다는 거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습관처럼 그 원인을 나한테서 찾는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내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
관계가 틀어져도 일단 나한테 이유가 있다고 생각부터 하고, 어릴 땐 부모님이 싸우기만 해도 혹시 나 때문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이게 자존감이랑도 연결되는 문제일 거 같은데 그렇다고 내가 자존감이 바닥인 건 아니다. 나를 믿고, "잘하고 있다." 라며 스스로 응원하려고 노력해서 인지 대부분의 날들은 잘 지내는편이다.
그런데 이게 타고난 성향이라 그런지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이번에 이사 준비를 하면서 그걸 또 느꼈다.

특히… 인테리어.
살면서 처음 해봤다. 사실 새집이라 안 해도 됐을 텐데, 이번 집이 유난히 옵션이 많았다. 비싸기도 했고, 그 돈이면 차라리 내가 업체를 골라서 하는 게 마음에도 들고 비용도 줄이겠다 싶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미팅하고, 진행했다.

그런데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여럿 있었다. 진행 과정에서도, 결과에서도. 원래 인테리어가 100% 마음에 들 수는 없다고들 한다.
살다 보면 신경 쓰이던 부분도 무뎌진다니까, 크게 거슬리지 않으면 넘어가고, 정말 얘기할 건 얘기하고… 그렇게 마무리 했다. 그런데 다 끝나고 보니 또 시작됐다.

'내가 좀 더 철저히 알아봤더라면…'
'내가 좀 더 잘 선택했더라면…'
또 나를 탓하고 있는 거다.

사실 냉정하게 따지면, 말한 것과 다르게 시공했다거나 부주의한 건 인테리어 팀 잘못이다. 근데 나는 일단 일이 생기면 내가 잘못한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어쨋든 내가 선택한 거니까.

그런 내가 또 속상하다.
참, 어이없다.

근데 또 다행인 게 있다.
나는 금방 잊는 성격이라는 거다. 심리학에 억압이라는 방어기제가 있다고 하던데,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속상하다가도 금방 긍정 회로를 돌린다. 허무하게도, 툭 잊어버린다.

이번 일도 그랬으면 좋겠다.
물론 집은 매일 보는 공간이라,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종종 생각날 수도 있다.

'그래도 인테리어의 완성은 '정리'라고 하던데 깔끔하게 정리하고, 정 붙이고 살면… 더 좋아지겠지 뭐.'
오늘도 나는 긍정 회로, 마구 돌려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랜 친구, 그 자체로 위로가 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