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어린이 수영 교실
미국 대부분의 아파트 건물 안에는 수영장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저희 아파트는 야외 수영장이라 여름 한 철 잠깐 사용하면 그 이후엔 추워서 못 들어가지만요. 여기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물을 워낙 가까이하고 자라서 그런지 정규 수영 강습도 꽤 일찍 시작합니다. 거의 만 1세 반부터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그때는 수영을 배운다기보다 선생님이랑 엄마, 아빠와 물속에서 노는 게 전부지만요.
워낙 물놀이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에게 언제부터 수영을 가르쳐줄까 하다가 바로 지난주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같은 데이케어를 보내는 육아 선배 언니가 아이 수영 강습을 시작한다고 해서 따라 보냈지요. 제가 보내는 곳은 British Swim School이라는 곳인데 왜 브리티시란 말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동네에서 꽤 유명한 수업 교육 기관입니다. 시카고 전역에 몇 군데 수영장 일부를 빌려 수영 수업을 진행하지요. 30분 수업을 배우는데 보통 두세 명의 아이들이 선생님 한 분과 배웁니다.
아이들은 물에 발 담그고 쪼르르 앉아있다가 자기 차례가 오면 선생님과 같이 물속에 들어갑니다. 특별한 걸 배우는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물속에 들어가서 하늘 보고 뒤집기, 그리고 입까지 물속에 담그고 헤엄치기 등 아주 간단한 기술입니다. 워낙 물을 좋아하는 아이라 겁내지 않고 중간중간 엄마한테 손을 흔들어주면서 수업을 따라 했습니다.
아이들은 작은 튜브를 타고 물 위에서 자유롭게 노는데 이러면서 자기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발차기를 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합니다. 제가 여기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 시작하며 느낀 건, 학교나 수영 수업이나 선생님들이 아이 성향을 하나하나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각자에게 맞는 속도와 내용으로 교육을 한다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저희 아이는 영어를 전혀 못 알아듣기 때문에 선생님이 말을 하면서 손동작을 크게 해서 아이를 이해시켜주기도 하고, 물을 정말 무서워하는 다른 아이에게는 무리해서 물속에 억지로 집어넣지 않고, 선생님이 같이 안고 물에 들어가 줍니다. 또 수업이 끝나고 난 다음에는 각 부모에게 아이 수업 내용과 어떤 점을 잘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수업을 진행하면 좋을지 얘기해줬습니다.
데이케어를 다니기 시작한 지 3주 차인 아이는 여전히 아침마다 학교를 안 가겠다고 울고 불고 하는데, 다행히 수영 시간은 마음에 쏙 들었나 봅니다. 30분 수영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수영장 학교 또 언제 가냐고 묻더라고요. 벌써 다음 주말이 기다려지나 봅니다. 괜히 일찍 시켰다가 수영 싫다고 하지 않을까, 조금 걱정되었던 두 살 반 아이의 첫 수영 수업은 꽤 성공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