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소설
영수는 스마트폰을 보고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오! 나 배심원됐어.”
“어떤 일인데?”
여자 친구인 희원은 관심을 갖고 영수에게 물어봤다.
“응? 몰라.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까 그냥 찬성하려고.”
“그래도 무슨 일인지는 꼼꼼하게 봐야지. 누군가의 운명이 결정될지도 모르는데.”
희원은 영수의 스마트폰을 보려 했지만 영수는 손을 들어 피했다.
“벌써 찬성 눌렀어. 히히.”
영수의 스마트폰에는 메시지가 떴다.
- 찬성 51, 반대 49로 이은상 씨는 법정구속됩니다. -
이제 세상은 모든 걸 투표로 결정한다.
결정하기 힘든 일이 있을 때 투표에 부치면 무작위로 100명의 배심원이 지정되고 이들의 찬반투표로 결론을 낸다. 이 결정은 절대적이고 반드시 따라야 한다.
세상은 이런 ‘합리적인’ 시스템 덕분에 타툼 없이 합리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영수는 다음 날 친구들과 만나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야, 나 다음주면 희원이랑 사귄지 100일 되는데, 무슨 이벤트를 할까?”
“왜 그걸 여기서 물어?”
친구인 민택이 역정을 내며 말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자기의 스마트폰을 봤다.
“어? 나 배심원 됐다.”
“빨리 찬성 누르고 술이나 마셔.”
영수는 민택을 재촉했다.
“그런데 이거….”
민택은 심각한 얼굴을 하다가 영수의 눈치를 봤다. 그러더니 말을 이었다.
“투표 내용을 읽어줄게. ‘백희원 씨는 100일간 사귄 남자 친구인 이영수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마침 오늘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남자 동창과 대화를 나누다가 호감이 생겨 술자리도 같이했습니다. 백희원 씨는 오늘 남자 동창과 잠자리를 해도 될까요? 찬성, 반대를 선택해 주십시오.’”
영수는 잠시 멍한 상태가 되었다가 흥분해서 소리쳤다.
“백희원 미쳤나? 뭐 이런 걸 투표에 올리고 그래. 야, 민택아! 빠빠,빨리 반대 눌러! 난 희원이에게 전화해볼 테니까.”
영수는 희원에게 전화했으나 받지 않았다.
민택은 투표 결과를 영수에게 보여줬다.
- 찬성 73, 반대 27로 백희원 씨는 남자 동창과 잠자리를 합니다. -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