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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나무 Feb 20. 2019

황금노선 28번 노란 트램

10. 리스보아




트램을 타러 갑니다.

알파마의 유명 지역을 지나가는 28번 트램은 리스보아의 황금노선입니다.

벽과 한 뼘 차이밖에 안 되는 좁은 골목을 지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그곳 트램의 유명세는 대단하지요.

28이라는 숫자가 가장 사랑받는 곳이 리스보아 말고 또 있을까 싶습니다.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타 보리라 맘먹을 거라 생각합니다.

트램은 버스처럼 많은 인원을 태울 수가 없어요.

그러니 한 시간 넘게 줄 서서 기다리는 때도 있다고 하더군요.

일단 시작점이자 끝이기도 한 Campo Ourique에서 또 다른 끝인 Martim Moniz까지 타고 가기로 했지요.

그다음 다시 반대 방향으로 타고 가다가 맘에 드는 곳에 내리기로 한 겁니다.


아침 일찍 숙소 근처의 에두아르두 7세 공원을 지나 Parque 메트로 역으로 갔습니다.

멀리 폼발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대지진 후 도시를 바둑판 모양으로 나누고 폐허의 리스보아를 재건한 사람이 폼발 후작입니다.

폼발 광장은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들었고요.

광장과 이어진 에두아르드 공원은 리스보아 최대의 시민 공원으로

포르투갈과 동맹을 위해 방문한 영국의 에두아르두 7세 이름을 붙여 만들었다고 해요.

 

에두아르두 7세 공원
폼발 광장



자동발권기로 하루 동안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교통 카드를 샀습니다.

그리고 28번 트램이 출발하는  Campo Ourique로 가기 위해 우버를 탔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자동차는 계속 트램 레일이 없는 도로로 가고 있어요.

친구도 낌새를 알아챘는가 봅니다.

조수석에 앉은 M이 운전을 하는 남자에게 물었습니다.

'우리는 28번 트램을 타려고 해요, 지금 그곳으로 가고 있는 게 맞나요?'

남자는 요청받은 주소는 그곳이 아니라며 스마트폰을 보여 줍니다.

때맞춰 인적 드문 막다른 공터 근처에 차가 멈췄습니다.

우버를 요청할 때 그에게 보낸 주소에는 Campo de Ourique, 즉 중간에 de라는 철자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 한 끗 차이로 엉뚱한 곳을 인도한 것이지요.

일단 처음 요청한 목적지에 도착했으므로 우버의 첫 운행은 종료되었지요.

목적지를 다시 입력하고 우버 신청을 새로 해야만 했습니다.




남자가 우리를 내려준 곳은 Campo Ourique에서 두 정류장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그때 노란 트램이 약 올리듯 지나갑니다.

그리고 곧 빨간 신호등에 멈춰 섰습니다.

한 눈에도 여행자인 사람들이 트램 안에서 우리를 봅니다.

그냥 잠깐 문 열고 태워주면 참 좋겠는데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지요.

분명 그들 눈에도 간절한 표정으로 어떡하지 어쩍하지 하는 게 보였을 겁니다.

하지만 정류장이 아니니 세울 수도, 탈 수도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압니다.

잠시 안타까웠던 거죠.

아쉽지만 다음 트램을 타기로 했어요.

방금 지나갔으니까 한참 있어야 오겠지 생각하고 한 정류장만 거슬러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저쪽에 노란 트램 한 대가 보입니다.

혹시나 다른 노선인가 하고 트램의 번호를 보니 28번입니다.

우리는 뒤로 돌아 되짚어 뛰기 시작했지요.

트램의 속도가 느리기에 다행히 탈 수 있었습니다.

 





1930년부터 골목을 누비고 다니는 트램은 리스보아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경제가 아무리 낙후되었다고 해도 노후되어 낡은 트램을 바꾸지 못할 정도는 아니겠지요.

단지 관광 수입에 한몫을 한다는 이유만은 아닐 겁니다.


그 흔한 오리털 패딩 입은 사람 하나도 보기 힘들었습니다.

4,50년쯤 되었을법한 해묵은 구식 모직 코트를 입은 노인들이 간간히 보입니다.

코트의 묵직함만큼 그 모습이 점잖아 뵙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초등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롱 패딩(벤치 코트)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지요.

누빔 이불 같은 롱 패딩(벤치 코트)은 아예 찾아볼 수 없습니다.


노인들은 슬로 모션처럼 느릿느릿 걸어갑니다.

언덕이 많아서 인지 보행용 보조기를 갖고 다니는 사람이 눈에 많이 띕니다.

화장이 짙거나 하이힐을 신은 아가씨도 거의 없습니다.

그들은 소박함을 정석으로 살아가는 게 분명합니다.

 

창을 열고 손을 뻗으면 담벼락이 닿을 것 같습니다.

좁은 골목길엔 튼튼한 삼각대와 전문 카메라 장비를 갖춘 사진작가들이 보입니다.

트램을 타고 있는 사람들은 바깥 풍경을 찍고, 거리의 사람들은 트램을 찍습니다.

28번 트램 한 대가 하루에 찍히는 사진은 몇 장이나 될까요?

리스보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단연코 노란 트램일 겁니다.


사진작가들



트램길 앞에 자동차 한 대가 비상등을 켜고 서 있습니다.

땡땡...

트램 기사가 옛날 학교 종 같은 경적을 울리니 옆 상점에서 사람이 급히 나옵니다.

자동차와 트램이 공용하는 도로는 넓지 않아 트램이 서면 자동차도 서고

자동차가 길을 막고 있으면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 정류장은 어디라는 멘트도 전광판 안내도 없습니다.

티켓도 받고, 거스름돈과 영수증도 챙겨주고, 운전도 하고, 문도 열고 닫고, 이 모든 것을 트램 기사가 하더군요.

여행자가 대부분인 그 트램을 온종일 운행하는 기분은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짜증이 날 것도 같습니다.

알파마는 일곱 개의 언덕 중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달동네입니다.

하지만 대지진 때에도 무너지지 않았다니 성스럽기까지 합니다.


Martim Moniz에 도착하니 트램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장사진을 이룹니다.

근처를 잠깐 돌아보고 다시 트램을 타기 위해 줄을 섰지요.

마침내 우리가 탈 차례가 되었어요.

어찌 된 일인지 갑자기 줄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서 서로 타려고 복잡합니다.

옆에 있는 사람 다음으로 탈 요량으로 서 있는데 내 뒤에 선 여인이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안 탈 거예요?'

내게 하는 말인 듯합니다.

뒤를 돌아보며 친절하게 대답했지요.

'탈 거예요.'

'그럼 부끄러워하지 말고 밀고 들어가요.'

하며 'push push'를 연발하며 채근했습니다.

마치 줄다리기할 때 '영차 영차' 하듯 리드미컬한 어조였지요.


그 부인은 우리 또래의 프랑스 여행자였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빈둥거리는 딸(본인)에게 영어라도 배우라고 미국 유학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아버지 덕에 영어를 배워서 여행할 때 참 좋다고 합니다.

남편과 여행 중이라는데 그녀는 혼자였습니다.

남편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지요.

가끔씩 떨어져 있는 게 부부 관계를 매끄럽게 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합니다.

씩씩하고 유머가 넘치는 부인 때문에 잠시 즐거웠지요.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 앞에서 내렸습니다.

포르타스 두 솔은 태양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태양의 문이라는 뜻입니다.

한치의 의심도 없이 바다라고 생각한 그곳은 알고 보니 테주강이었지요.

언덕을 덮고 있는 오렌지 빛 지붕들이 아름답습니다.


그곳은 <비긴 어게인>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비를 맞으며 버스킹을 한 장소더군요.

그 프로그램 영향인지 가는 곳마다 한국 젊은 여행자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시절이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갓 스물이 된 학생들이 해외여행하는 게 일반적인 일처럼 되었으니까요.

한국 여대생들은 멀리서 봐도 딱 표가 납니다.

롱코트에 긴 머리, 그리고 풀 메이크업

분명 모두 다른 사람들인데 다 비슷비슷합니다.

각자 갖고 있는 개성이 묻혀 있지요.

화장으로 한껏 포장을 한 모습이 예쁨을 가린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주관적인 미의 기준이 없어 보이기도 하니까요.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니 어쩔 수 없이 나도 꼰대 반열에 들었나 봅니다.




포즈를 취하는 모델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의 신사


좀 더 걸어 내려가니 산타루치아 성당과 전망대가 있습니다.

같은 방향인 포르타스 두 솔에서 보는 전망과 다르지 않았지요.


다시 언덕을 내려가다가 멈춰서 사진을 찍는데 어떤 노신사가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습니다.

대답을 하니 반갑다면서 당신은 영국에서 왔다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뜬금없이 당신을 찍으라고 합니다.

'정말로 내가 당신을 찍기 원하세요?'

입술을 앙 다문채 고개를 격하게 끄덕입니다.

인도에 가면 사진 좀 찍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유럽은 그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지요.

간혹 허락을 구하고 찍는 경우는 있지만요.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니 힐끗 들여다보고는

'날 기억해주시오.' 합니다.

왜 기억하라는 것인지는 모르나 따져 묻지는 않았습니다.

그러겠다면서 확신에 찬 대답을 해주었지요.

유머로 한 말이려니 여겼습니다.


산타 루치아 전망대에서 본 테주 강
1월임에도 따뜻한 기온 덕에 반바지와 반소매를 입은 여행자들이 간간히 보인다.




Don't forget me 영국 노신사



좀 더 내려가니 대성당이 보였습니다.

리스보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그리스도교도가 이슬람교도로부터 리스본을 탈환한 뒤 건축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라고 합니다.

리스보아를 폐허로 만들었던 대지진도 견뎌낸 성당이기에 사람들의 신심이 더더욱 깊은가 봅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미사 중이었습니다.

엄청나게 크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깊은 아우라가 느껴지더군요.


대성당으로 들어가는 가족


연신 노랑과 빨간색 트램이 오르내리고 사람들은 여전히 사진을 찍느라 분주합니다.

근처 길목의 레스토랑으로 들어갔지요.

음식점은 안쪽 깊숙이 동굴 형태로 이어지는 구조로 밖에서 보이는 것과 달리 매우 크더군요.

아직 이른 시각이라 손님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디 앉을까 물으니 퉁퉁한 웨이트리스가 편한 좌석 어디든 괜찮다고 합니다.

길가의 창쪽 좌석을 택했습니다.

오고 가는 사람들과 트램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지요.



수프는 짭조름하니 맛은 괜찮은데 양이 무척 많았습니다.

다 먹으면 메인을 못 먹을 정도였지요.

포르투갈의 음식은 어디든 양이 많습니다.

스테이크라기보다 슈니첼에 가까울 정도로 얇게 저며 구운 쇠고기가 접시 한 가득 나왔습니다.

이걸 어떻게 다 먹지 했는데 결국 다 먹었지요.

디저트인 초콜릿 무스는 달콤하고 청포도와 멜론, 사과를 잘게 썬 과일도 달큼하면서 상큼했습니다.




그때 창 밖을 보니 나를 기억해달라던 노신사가 걸어가는 게 보였습니다.

유럽의 노부부는 대부분 나란히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고 걷지요.

그런데 지팡이를 짚은 부인이 노신사보다 한 두 걸음 뒤따라 걷고 있었어요.

두 사람 사이에 언쟁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사람 구경은 언제나 재밌습니다.








얼마를 걷다 보니 익숙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책에서만 봤던 코메르시우 광장입니다.

트램에서 내려서 걸었을 뿐인데 유명 스폿이 하나씩 하나씩 나타나는 게 신기합니다.

코메르시우는 포르투갈어로 무역이라는 뜻입니다.

광장 앞에는 테주강과 이어진 돌계단이 있습니다.

당시 무역을 하던 상인들이 오가던 부두였기 때문에 그렇게 불렸다고 하네요.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광장 앞엔 노랑 건물이 양 팔을 한껏 벌리고 서 있습니다.

그 샛노란 집 위에는 그 보다 더 파랄 수 없는 하늘이 펼쳐져 있고요.

그곳은 원래 궁전이 있던 곳입니다.

하루아침에 바다가 뒤집어지고 산이 무너지며 폐허로 변했지요.

많게는 10만 여 명이 목숨을 잃은 대재앙이었습니다.

왕실은 벨렘 지구로 옮기고 이토록 무색하게 아름다운 광장이 된 것이지요.

광장 중앙에 말을 타고 있는 사람은 호세 1세,

폼발 후작과 함께 폐허가 된 리스본을 재정비하고 개혁을 추진한 왕입니다.

                                                               

당시 왕이었던 호세 1세가 품발에게 물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내린 이 형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지요.

"죽은 자를 묻고 산 자에게 먹을 것을 주어야 합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살아날 방도가 있다는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시간의 힘은 대단합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고통과 슬픔도 시간을 이기지 못하나 봅니다.

그러나 잊히지는 않습니다. 잊어서도 안 되는 일이기도 하지요.

역사적 비극을 모르는 채 코메르시우 광장에 오는 사람들은 그저 아름다운 광장에 취하다 가겠지요.





호세 1세 기마상


멀리 보이는 카보 다 호카의 예수상


코메르시우 광장에서 개선문을 닮은 문을 통과하면 아우구스타 거리로 이어집니다.

승리의 아치라고 불리는 문의 위쪽에는 마리아 1세가 바스코 다 가마와 폼발 후작에게 월계관을 씌워주는 조각이 있습니다.

아우구스타 거리에는 호텔, 기념품 상점, 레스토랑, 빵집 등이 즐비합니다.



마리아 1세가 바스코 다 가마와 폼발 후작에게 월계관을 씌워주는 조각상



코메르시우스에서 아우구스타 거리로 통하는 문




아우구스타 거리의 사람들



이제 달달한 나타를 먹어 줄 타임입니다.

그곳 사람들은 대부분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시더군요.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옛날 다방에서 사용하던 것과 비슷한 크기의 작은 잔에 커피를 줍니다.

에스프레소 수준의 진한 맛은 적응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커피의 양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데 있지요.

그래서 커피를 주문할 때면 언제나 뜨거운 물을 달라고 말하는 건 필수.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hot water'라는 말을 단박에 알아듣는 경우가 드물었어요.

포르투갈어로 아구아 께인쯔(Agua quente:뜨거운 물)를 달라고 하면 생수 한 병을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었지요.

커피에 물을 부어 먹는 것을 상상도 못 했던 거죠.

크레마 풍부한 커피와 먹는 나타, 또는 케이자다(피리퀴따에서 유명한 케이자다),

바삭한 페이스트리 안에 따뜻한 달걀 크림이 들어있는 트라베세이루(베개 모양 빵)가 그립습니다.

힘든 다리도, 카메라를 멘 목의 통증도 잠시 잊게 해주는 최고의 친구들이었으니까요.  





버스에도 페수아의 캐리커처가 그려 있습니다.

우리에게 대중적으로 알려진 포르투갈 작가로는 '눈먼 자들의 도시'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사라마구입니다.

그런데 그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가는 페르나두 페수아라는 게 여실합니다.






아우구스타 거리를 쭉 걷다 보니 호시우 광장이 보입니다.

신트라 갈 때 기차를 탔던 호시우 역 근처지요.

호시우 광장의 바닥에는 파도가 일렁이는 무늬로 돌을 깔아 놓았습니다.

이토록 돌로 무늬를 만들어놓은 보도를 '칼사다 포르투게사(Calçada portuguesa)'라고 부른답니다.

무늬를 만들고 원하는 색상의 돌들을 찾고, 깨고, 다듬고 하나하나 손으로 끼워 만들겠지요.

그 지난한 일을 계속하는 것은 그들의 문화와 전통을 이어나가는 자부심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의 단청처럼요.



호시우 광장




칼사다 포르투게사


광장에 앉아 쉬다 보니 멀리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가 보였습니다.

그곳에 오르면 바이샤 지구를 다 내려다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50층이 넘는 아파트도 많습니다.

고층 빌딩이 없는 포르투갈은 고작 15층 높이 정도밖에 안 되는 전망대에 오르게 되는 거죠.

이왕 이곳까지 왔으니 그곳에서 석양을 보기로 했지요.

호시우 광장에서 시간을 보내다 엘리베이터를 타러 갔습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더군요.

1일 교통권 비바 카드가 있어서 무료로 올라갔지만 마지막 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1.5유로를 내야 했지요.

전망이요?

그냥...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호시우 광장. 물결무늬 바닥이 선명하다.

  



지진으로 지붕이 날아가고 뼈대만 남아있는 카르무 수도원



"나는 나로 존재하는 것이 피곤하여 나로 존재하지 않는다."


페수아의 말처럼 나로 사는 게 힘들 때가 있습니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내가 여행을 하는 것은 후회 없기 위함입니다.

지금의 싶음을 하지 못해도 시간은 어김없이 지나갑니다.

'만일 그때 했더라면'

그 불가능의 시간을 맞이하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사진을 찍고 비루한 글을 기록하는 것 또한 후회 없기 위함입니다.

기억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록은 남지요.


그러므로 사진과 문자가 고맙습니다.


리스본에 다시 가고 싶은 이유, 28번 노란색 트램 타기 

또 하나의 싶음을 해냈습니다.

그런 내가 대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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