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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Feb 06. 2020

월간 성찰 2020년 1월호

경험하고, 만나고, 읽은 책에 대하여

2020년 첫 번째 성찰이다. 지난 1월에 특별한 일은 없었다. 회사 일로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설 연휴가 있었다. 이번에는 재원이가 윷놀이를 새롭게 배워서 특히 재미있었다. 여전히 게으르지만, 조금씩 운동을 시작한 것도 하나의 변화다. 주어진 시간에 비해서, 책은 많이 읽지 못했다. 


지난 1월에 읽은 책은 다음과 같다.

1. 애자일,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의 비밀

2. 제노사이드

3. 회사 말고 내 콘텐츠

4. 다시 묻다

 



1. 애자일,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의 비밀 / 스티븐 데닝

애자일에 대한 경영 서적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 책도 그중 한 권이다. 경영의 관점에서 애자일을 이해하고 싶은 분들은 한번 읽어볼 만하다. 몇 가지 인상 깊은 말을 옮겨 적는다.


"애자일 경영은 열심히 일하기보다 현명하게 일하는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적게 일하고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하는 것이다." 

"하향식 혁신은 질서 정연하지만 어리석을 때가 많다. 반대로 상향식 혁신은 혼란스럽지만 현명할 때가 많다."

"사고의 초점이 회사가 만드는 생산물을 넘어서, 고객 또는 최종 사용자를 위한 결과물로 바뀌어야 함을 의미한다."


2. 제노사이드 / 다카노 가즈아키

친한 지인이 재미있다고 극찬을 하는 바람에 읽게 된 책인데, 과연 그랬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긴장감이 넘치고, 스케일도 크고, 전반적으로 스펙터클하다. 7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소설이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몇 가지 철학적 시사점도 내포한다. 특히 사피엔스나 호모 데우스를 읽으면서 이 책을 읽는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된다. 지금의 인류에 대해서, 그리고 다음 인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좋은 철학적,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적 소설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근거리에서 적 병사와 조우한 미군 병사가 총의 방아쇠를 당긴 비율이 얼마나 될 것 같나?" "70퍼센트 정도입니까?" "아냐, 겨우 20퍼센트야."  

"남은 80퍼센트는 탄약 보급 등의 구실을 찾아서 살인은 기피한 거야. 이 숫자는 일본군의 자살 공격에 당했던 경우조차 변함이 없었어. 최전선의 병사들은 자신이 죽으리라는 공포보다 적을 죽이는 스트레스를 더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뜻이지." "의외로군요. 인간은 보다 야성적인 생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 더 있어. 이 결과에 군은 당황했어. 병사가 도덕적이라면 그쪽이 곤란하지. 그래서 발포율을 높일 만한 심리학 연구가 시행되었고, 배트남 전쟁의 발포율은 95퍼센트까지 급상승했어." "어떤 일을 했는데 그렇게 된 거죠?" 

"간단해. 사격 훈련 때 표적을 원형 표적에서 인간형 표적으로 바꾸고 진짜 인간인 것처럼 자동적으로 튀어나오게 했어. 거기다 사격 성적에 따라 가벼운 징계를 내리거나 보수를 주었지." "조작적 조건화군요." 

"그래. 쥐가 급사기 레버를 누르도록 만드는 것과 같다. 그런데..." 심리학자가 약간 얼굴을 찌푸렸다. '적을 보면 반사적으로 발포한다.'는 목적을 위한 이 훈련 방법에는 큰 결함이 있었다. 병사의 심리적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은 발포하는 시점까지였던 데다 적을 죽은 후에 발생하는 트라우마까지는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베트남 전쟁 귀환병들 사이에 대량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가 발생했다.  


3. 회사 말고 내 콘텐츠 / 서민규

벌써 3번째 책을 낸 서민규 작가님의 신작이다. 개인적으로 지인이기도 한데 종종 만나서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다진다. 나 역시 1인 기업으로서 살아보았지만,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데 곁에서 지켜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뭐하나 반성도 많이 되고. ㅎㅎㅎ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


"전통적인 커리어 자본은 싸워서 쟁취해야 하는 것이다. 또 이 자본은 위로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며, 더 높은 포지션을 얻기 위해서 삶에서 포기해야 할 것들도 늘어난다.... 반면에 콘텐츠 자본은 비경합 제다. 내가 콘텐츠 가본을 얻는다고 해서 누군가의 일자리가 위태롭게 되지는 않는다."
 


4. 다시 묻다 / 박영준

질문디자인연구소 송년회 / 서민규 작가님과 박영준 작가님 다 여기에 있다. ㅋㅋㅋ


질문디자인연구소 박영준 소장님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놀랍게도 시집을 출간하셨는데, 가만히 읽어보면 시집이자, 에세이자, 질문 노트이자, 자서전이다. 하나의 카테고리로 단정하기 참 어려운(하고 싶지 않은), 한 어른의 깊고 진지한 성찰이 담긴 명상록에 가깝다. 어른다운 어른이 되고 싶은 분들께 권한다. 나는 언제쯤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참 어려운 질문이다. 


"왜 대답 안하오? 우주가 그대에게 묻지 않소? 그대 소원에 걸맞은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느냐고. 그대가 보살필 사람들을 충실히 사랑하며 살고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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