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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Sep 25. 2022

제주도 보름 살기를 하다. 회고

2022년 1월 24일(월) 마지막 날 

애월 1편

애월 2편

월정리 1편

월정리 2편




1월 24일 월요일

마지막 날, 회고하기 좋은 날


오늘은 마지막 날이다. 사실 제주도 동쪽에 머물고 있지만 남들 다 가는 우도, 섭지코지, 성읍 민속마을도 방문하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 급히 "갈까?"라고 잠시 생각했지만 그냥 쉬기로 했다. 여행 막바지가 되면서 날씨도 많이 추워지고, 우리도 더 이상 미련이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제와 다를 바 없이 쉬다가, 점심으로 못 먹었던 '떡하니'로 향했는데 웬걸 사람이 엄청 많았다. 집 근처에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가, 복병을 만난 셈이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누워있다가, 알림에 맞춰서 가게로 향했다. 맛은 기대 이상! 문어도 아주 크게 들어가 있었고, 떡볶이 양념과 볶음밥 모든 게 적절했다. 맛집으로 기억될 것 같다.



오후에는 근처 망고 카페로 가서 회고를 했다. 어디가 좋았는지, 뭐가 가장 맛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정리해 보자면, 애월에 있을 때 날씨가 좋았던 만큼 기억에 남는 활동도 많았고, 월정리에 있을 때 기억에 남는 맛집이 많았다. 집 근처에 있는 음식점들이 신기하게 다 맛집이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즐겁게 여행을 마쳤다. 개인적으론 오늘 회고가 참 좋았다. 저녁에는 아내가 또 생각난다고 해서 '봉자네 상점'에 가서 먹었다. 맛있는 곳은 꼭 2번 가기! 우리 가족의 여행 원칙이다. 그렇게 여행을 마무리지었다.



돌아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서, 내심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여행이었다. 심지어 여행 마지막 날이 급여일이고 반드시 내가 처리해야 했었기에, "급여가 제대로 나가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속에 2주를 보낸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어찌 빠르게 대응은 할 수 있었고, 낮에는 나름대로 일과 여행을 '분리'하고 가족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자 했다. 이번 여행 뿐만 아니라, 인생은 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만큼은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일기를 매일 쓰자는 스스로와의 약속도 지킬 수 있어서 좋았다. (단, 업로드까지 8개월이 걸린 건.. 안타까운 일이다.) 오랫동안 기억이 남는 여행이 될 것 같다. 




가족 회고 결과

1. 지금까지 갔던 곳 중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갔던 곳] 노형 슈퍼마켙, 무민랜드, 감귤 따기, 한담 해변, 사려니 숲길, 동백 포레스트, 애월 빵공장, 동문시장, 에코랜드, 스누피 가든, 월정리 해변


재원이

첫 번째 좋았던 곳은 스누피 가든! 스누피 인형을 살 때도 좋았고, 그냥 다 좋았어. 

두 번째 좋았던 곳은 감귤 따기 체험! 왜냐면 감귤을 많이 땄고, 맛있었어. 

세 번째 좋았던 곳은 에코랜드! 왜냐면 기차도 타고, 말에게 밥도 주고, 족욕도 했어. 

그리고 무민 랜드, 노형 슈퍼마켙, 애월 빵공장도 좋았어! 사려니 숲길이랑 동백 포레스트는 사실 안 좋았어..



엄마

첫 번째는 감귤 따기 체험. 그냥 좋았다. 

두 번째는 한담 해변. 그날 날씨가 너무 좋았다. 

세 번째는 사려니 숲길. 재원이 사진이 잘 나왔다. 

에코랜드, 스누피 가든, 동문시장도 좋았다. 사실 다 좋았다.


아빠 

첫 번째 한담 해변, 그날 날씨가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좋았다. 그래서 그날 같이 걷고 이야기 나눈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두 번째 스누피 가든. 제주도에서 공간적으론 가장 만족스러운 곳이었고, 카페에서 스누피 그림 그리면서 놀았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세 번째, 감귤 따기랑 사려니 숲길, 에코랜드가 나는 다 똑같이 좋았다. 감귤은 맛있었고, 사려니 숲길은 특별한 경험이어서, 에코랜드는 다채로운 경험이 좋았다.



2. 지금까지 먹었던 곳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곳은?


[먹었던 것] 삼바 카레, 놀맨, 임순이네, 맛있수다(삼겹살), 짜장 마을, 김만복 김밥, 교래 닭 칼국수, 허벅 식당, 봉자네 상점(돈까스), 순댓국, 어등포 해녀촌, 방어회(갯바위 수산), 월정리 갈비밥, 세모 주먹밥, 떡하니


재원이 

첫 번째: 방어회 먹었던 거랑 생일날 횟집 갔던 것. 왜냐면, 회가 나한테는 잴 맛있어. 

두 번째: 맛있수다 (삼겹살) 

세 번째: 놀맨 (문어라면) 

네 번째: 떡하니 (문어 떡볶이) 

다섯 번째, 월정리 갈비밥 그리고 봉자네 상점도 좋았어.  (고민하다가 갈비밥으로 결정)



엄마 

첫 번째: 방어회. 진짜 맛있었어. 처음 먹었는데 너무 쫄깃쫄깃. 

두 번째: 봉자네 상점. 치즈 카츠가 정말 맛있었어. 그리고 아늑해서 기억에 남아. 

세 번째: 세모 주먹밥. 톳밥이 맛있었어. 밖에서 먹어서 더 맛있었나 싶기도 하고. 

네 번째: 떡하니 떡볶이. 가성비도 좋고 서비스도 친절해서 좋았어. 

다섯 번째: 월정리 갈비밥. 김만복 김밥과 경쟁했지만, 갈비밥이 맛있었어.



아빠 

첫 번째: 봉자네 상점. 기대 이상이었던 맛. 근처 맛집을 발견한 것 같은 기쁨.  

두 번째: 방어회 매운탕. 회보다 매운탕이 정말 맛있었음.  

세 번째: 맛있수다 삼겹살. 제주도 삼겹살은 늘 옳다.  

네 번째: 떡하니 떡볶이. 매력적인 맛.  

다섯 번째: 세모 주먹밥.  



3. 마지막으로 소감을 남기자면?


재원이

여행 재미있었어. 엄마랑 아빠랑 스누피 가든이랑 무민랜드 가서 좋았어. 우리 가족끼리 시간 많이 보내서 좋았어. 아빠가 저녁에 일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신나는 곳에도 많이 가고, 낮에는 많이 놀 수 있어서 좋았어. 그래서 많이 오래오래 기억 남을 것 같아.


엄마 

같이 시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 제주도만 놓고 보자면 일주일 정도가 딱 적당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 자연환경 속에 있기에는 너무 도시가 그리워. ㅎㅎ 근데 우리가 3년을 기다렸던 거니까, 그만큼 기대도 컸는데 그 기대가 충분히 충족되었어.


아빠

지난 2주 동안, 정말 행복했어. 다만 푹 쉬지는 못했어. 저녁에 일을 했어야 했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어. 하지만, 일어나서 재원이랑 시간 보내고, 오후에 낮잠 자고 같이 많이 붙어 있을 수 있어서 좋았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아. 




제주도 보름살기 회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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