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어렴풋한 이별

by 심횬



아픔이 눈물로 쏟아지다

소리로 이어져 커진다.


얼마나 쏟아내야 할까?

얼마나 내 안의 소리를 뿜어야 할까?


막 시작한 사랑만이

나를 세상의 중심으로 만들지 않는다.


사랑의 끝인 이별 앞에서도

세상에 놓인 내가 중심이다.


온전히 나만 느껴진다

멈추었다 터지기를 반복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내 세상은 무너진다.

세상이 무너져 나만 남았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가고

며칠이 지났을까?


어느 날..

희미해져 있던 벽지, 침대, 창밖 풍경의

색이 선명해진다.

무너졌던 세상이 다시 일어서고 있다.


조심스레 그 세상에 발을 딛는다.

발이 아플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그렇게 다시 삶을 살아간다.


이별 안에서 애써 나오려 하지 않았다.

세상의 무너짐을 애써 막지 않았다.

슬픔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 안에 웅크리고 있는 나에게 집중했다.


20대, 어렴풋한 나의 이별은 숨어있지 않아

수월히 그 이별과 이별할 수 있었다.


그 이별에서 세상을 배우니

흔들리지 않는 세상이 찾아왔다.


이별 앞에서는 그 이별을 잘 맞이하고

잘 만나고 잘 보내주어야 하는 것,

그것이 어렴풋한 내 이별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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