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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횬 Sep 19. 2022

‘봄’을 사랑하는 사람


가슴 벅찬 두근거림에 한숨 크게 내쉬어 

세상을 담아 보았던 봄의 따스함을 보내고,

뜨거워진 햇살에 눈살을 찌푸리다 

봄에 만난 설렘을 가을 산책길에서 만나야지 했던 참이었다.


가을이 닿은  길에는 생명의 반짝임은 없었고,

훈훈하게 기분 좋아지는 느린 바람도 없었다.

못다보낸 여름의 뜨거움과 다가올 겨울의  기운이 빠르게 달리느라  볼에 머물  없이 

바람에 실려 가버린다. 


갑자기 맥이 빠진다.

봄을 아쉽게 보내며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아침  길에는 오매불망 기다린 님이 없었다.

이럴  알았으며  봄에 나는  햇살을 만나고 

간질거리는 그 바람을 만나러  없이 나갈 것을..

뒤늦은 후회에 돌아오지 않는 시간임을 알지만, 후회라도 해보며  위로한다.


세상을 배운다.

세상 안에 머무르고 있는 삶을 배운다.

좋았던  순간과 똑같은 순간을 만나기는 어려우니 순간이 좋았다면,  순간의 행복이 벅차다면,

맘껏 후회 없이 누려야 함을,

후회는   있지만 그것은 잠시 위로가  뿐임을, 후회되지 않는 삶이 없겠지만 

그래도  순간이 최선이 되게 살아보자고,

그리고 그것에  무엇보다 나를 돌보며 나를 아끼는 것을 우선으로  것임을 나는 새겨본다.


봄의 위로가 그리워지니 

 계절에 담은 사진을 돌아본다.

사진이 있어 얼마나 다행이던가,

사진이 귀했던 시절의 이야기들은  기억 안으로 

후벼 들어가야 해서 그리움에 먹먹해질 때가 많은데, 봄의 사진을 들여다보니 

 먹먹함은 뒤로 밀려 난다.


어느 계절을 좋아하세요? 라는 질문에 

언제나 망설이다가 “겨울이요라고 했었다.

내가 태어난 계절이란  이유였다.

식상하고 의미 없는 이유였음을 나는 올해 마흔의 

 삶에서 온전히 나를 들여다보며 알게 되었다.


나는 ‘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2022, 어느 봄날 잎이 솟아나던 계절의 좋아하는 길


봄을 찾는 가을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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