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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횬 Mar 06. 2022

드디어 내가 꽃이 된 날

위로가 된 어느 봄날




한껏 내 빛깔을 뽐내었다.

탐스러운 붉은빛을 머금어 나를 뽐내었다.


어김없이 그 해에도 나를 보지 않는다.

불러보고 싶지만, 다가가고 싶지만,

나는 내 자리에 그저 서 있다.


또다시 봄날이 왔다.

그 해 봄에도 나를 스쳐간다.

그 자리에 그냥 있는다.


올해 봄은 적당히 찾아왔다.

붉은빛을 머금은

내 앞을 뛰어다니던 네가 걷고 있다.


나를 바라본다.

가만히 바라본다. 그 시선에서 아픔이 묻어난다.

내 붉은빛이 위로가 된 어느 봄날

나는 드디어 꽃이 되었다.


신기하게도 올 봄,

꽃이 눈에 보인다.

쉼이 주는 기쁨이다.

바쁨을 안고 그 길만 보며

달렸던 여러 해

달리며 받았던 상처들을 위로하는

빨간약을 꽃으로부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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