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휴식
좁은 길로 쉼 없이 달렸던 시간들,
분명 곁에 많은 것들이 있었을 텐데
목적지만 보며 달리느라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계절의 변화를 마음에 담을 여유도 없이
왜 그렇게 쉬지 않고 달린 걸까?
그 에너지를 온몸에 담을 수 있었던 건
무엇 때문이었까?
첫째로 잘하고 싶은 게 생겨서였다.
교사인 나는 학생들과의
만남을 아주 잘하고 싶었다.
만남에 진심을 담아 학생들이 스스로 자라고
누구보다 바르게, 그리고 빛나는 사람으로
사회와 만나게 되기를 바랐다.
두 번째로, 내 일이 좋아서였다.
열정은 애정 때문이었다.
누군가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삶의 방향을 세울 수 있게 도우는 일.
흰 도화지에 어떤 그림을 그릴 지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우는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정말 매력적인
일이었다. 나의 성장이 신나고,
학생들의 성장이 즐거워 일에 빠졌다.
세 번째는, 조금은 광대한 목표가 있었다.
내 자녀들이 부대끼고 마주할 공교육이
제대로 설 수 있는 교육이기를 바라며,
교육현장에서의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였다.
미약하게나마 작은 내가 할 수 있는 일.
그것은 수업이었다. 우선 내 수업을 바라보고
내 수업을 세웠다. 지향점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적용했다. 그리고 교사의 본질인 수업에 대한 진심을
실천하였고 본보기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이제 나의 가치관을 서서히 전하려고 한다.
복직 후 지난 3년간 쉼 없이 너무 많은 일들을
계획하고 성난 코뿔소의 추진력으로 일들을 해나가며
많은 것을 이뤄냈다. 그 덕분에 내게 온
학습연구년이라는
1년간의 쉼의 시간은 질주하던 나를 세울 수 있게
해주었고 마음에 휴식을 담게 되었다.
많은 것들이 보인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
낙엽같이 바스락거리는 내가 보이고
캄캄했던 주변이 불이 켜지듯 훤해진다.
사람들이 보이고 내 편과 나의 적이 보인다.
내 입에 담았던 수많은 진심 담은 예쁜 말들과, 진심이 없었던 그냥 그런 말들과, 나에게는 불의로 느껴졌던 상황들에 맞선 나의 독설들이 떠오른다.
휴식이 생기며 보이게 된 것들로
내가 나에게 상처가 되었다.
비로소 삶의 방향이 보이고, 나아갈 길이 드러난다.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적에 대한 연민도 생긴다.
아쉬운 것들에 대한 후회는 없다.
나는 최선을 다해서 내 하루하루에
열정을 담았기 때문에.
휴식이 끝나면 나는 또 다른 성난 코뿔소의
추진력으로 하루하루를 꽉 채우겠지
그때는 주변을 넓게 살피며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쉼이 있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