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고백인가?

by 심횬


한참을 고민했다. 마우스를 똑딱거리며 발송 취소 버튼을 누를까, 말까? 가슴이 두근거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이것은 고백일까?


고백이라면 발송 취소 버튼을 눌러야 한다.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마음을 고백해 본 일이 없었다. 사실 고백할 만한 마음이 생긴 일도 없었다. 보고 싶다는 말은 고백일까?


아, 그 사이 연우는 메일을 읽고 말았다. 보낸 메일함,

‘읽지 않음‘에서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니, ’ 읽음‘ 표시다. 상대가 그것을 고백이라 느끼든 그게 아니든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안절부절못하고 있다가 시원한 물을 한 컵 들이켰다.

답답했던 마음이 쑥 내려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이내 조급해졌다,


그런데 다음날이 되어도 연우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메일에 답장도 없었다. 메일의 읽음 표시,

무슨 일일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마음이 달라진 걸까? 이제 지겨워진 걸까? 더는 애쓰고 싶지 않다는 걸까? 많고 많은 물음표들이 내 가슴속에 둥둥 떠 올랐다


11월 19일, 영화를 보러 가자는 연우의 이야기에 미안하다는 답을 해 버린 게 이유일까?


연우는 내 메일을 분명 읽었다. 하지만 소식이 없다. 답장도 없다. 나는 조바심이 났다. 당장이라도 연우의 집 앞으로 가고 싶었지만 자존심이 상해 그 마음은 버렸다


“왜? 도대체 왜?”


‘일 년을 함께 있던 그 아이는 도대체 왜?’


일주일을 마음 앓이를 하다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연우의 집 앞으로 갔다. 30분, 1시간, 2시간, 3시간… 연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0분만 더 기다렸다 집으로 가려던 참이었다

그때 멀리서 연우가 걸어온다


“야! 박연우, 너 뭐야?”


“미안해 설아“


“뭐가?”


“네가 어디 있든 뭘 하든 상관없이 니 옆에 있을 거라고 다짐했었는데… 당분간, 아니 조금 오래 그 다짐을 못 지킬 것 같아서…“


“응?”


“언제부턴가 너한테도 내 자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는 걸 느꼈어, 갑자기 내가 사라지면 네가 힘들 거 같아서…“


“그게 무슨 말이냐고?”


“나 군대가, 이제 일주일 남았네.”


“응?!! “


“영화 보러 가자는 이야기 네가 불편해하는 것 같아서 내가 가버리면 그냥 그걸로 끝날 것만 같았어 “


“연우야 우리 이제 시작인데?”


그렇게 나의 첫사랑은 군입대 일주일 전에 시작되었다. 우리는 제일 먼저 영화를 보러 갔다. 극장 안에서 나란히 앉아 마주 보며 빙긋이 웃었다


‘이렇게 쉬운 것을 왜 이렇게 늦게 시작한 걸까?’


연우는 영화 보는 내내 온 신경이 나에게 향해 있었다.

영화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나의 움직임, 나의 숨소리, 내가 먹고 마시는 것에 온통 향해 있었다. 그것은 나에게 느껴질 정도였다. 작은 소리로 내가 속삭였다.


“연우야, 영화에 집중해도 괜찮아. 나는 지금 엄청 편해 “


“응, 알았어.”


어설프고 할 줄 아는 게 없고 무엇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연하고 답답했던 첫사랑,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상대의 마음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알지 못했지만 그것을 위한 이런저런 이성적인 생각조차 떠올릴 수 없었던 내 첫사랑,


감정이 앞서 실수도 많고 후회할 일도 많았던 내 첫사랑.


하지만 그것만큼 아름답고 풋풋했던 것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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