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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핀 게 아니다.

by 심횬

벚꽃이 핀다는 것,

벚나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저 제자리에 서 있다

지루한 겨울의 그림자를 보내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자 마음이 간질간질해진다.


벚꽃이 핀다는 것,

바람에 실려온 공기가 따뜻해진다

잠시지만 무겁지 않은 봄비가 내린다

구름이 제 갈 길보다 더 멀리 간다

햇살의 자리가 넓어진다

네가 매일매일 기다린다

하얗게 터지기만을 기다린다


벚꽃이 핀다는 것,

바라보는 모두의 애씀이었다

벚나무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제 자리에 서 있었다.

이상하게 마음만 자꾸 더 간질간질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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