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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스물하나 결말이 나는 좋다.

따뜻한 위로가 된 시간들

by 심횬



스물다섯, 스물하나 마지막 날

딸의 속상한 목소리는

모든 애청자들의 목소리였다.


“엄마 진짜 싫어”

“도대체 왜왜왜”


그리고 인터넷이 뜨겁다.

카카오톡도 들썩거린다.

너무 예쁘고 따뜻한 드라마였기에

결말의 아쉬움이 더 크게 마음에 닿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결말이 좋았다.

첫사랑은 딱 그만큼이 좋다.


무엇이 이유였든

좋을 때, 너무 좋을 때

만남을 이어갈 수 없어지더라도

그 기억들을 그대로

예쁘게 한켠에 담을 수 있음은,

그리고 가끔 한 번씩 꺼내어볼 수 있음은,

아무에게나 있을 수 없는 행운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희도와 이진의 헤어짐이

나는 따뜻했다.

서로의 존재가 응원이 되었고

그 응원은 평생 이어질 테니까

아련하고 애틋한 마음

그 마음도 예쁘다.

현재의 삶 속에서 조금은 특별한

이 마음들은 어느 지친 날은

응원이 되어주기도 하니까


영원할 것 같았던 여름, 청춘의 한가운데서 만난 뜨거웠던 우리, 그 여름은 우리의 것이었다.

(출처 tvn)


매회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나는

“아! 따뜻하다”라고 감탄을 했다


청춘이어서 언제나 에너지가 넘쳤고

청춘이었기 때문에 일어설 수 있었던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던

날들이 우리에게도 있었으니까


우리에게도 수많은 여름들이 있었으니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따뜻한 위로였다.


​영원한 게 어디 있어. 모든 건 잠시 뿐이고, 전부 흘러가는 거야. 그렇다고 해서 그게 나쁜 것만은 아니란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희도의 대사다.

잠시뿐인 흘러가는 건 나쁜 것만이 아니다.


그래,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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