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꿈이 뭐야?

꿈과 목표가 가까워진 수업 이야기

by 심횬



어린 시절 언어를 듣고 말하는 게 자유로워질 때부터

나를 당혹스럽게 하는 질문은

넌 꿈이 뭐야?

남들보다 뛰어나게 잘하는 것이 없었고, 유별나게 좋아하는 것도 없던 중간 정도에 끼어있으면 감사한 나에게 꿈을 명확하게 무엇이라고 단정 짓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학기초 기초조사서에 부모님의 희망 진로와 같은 것을 적어내곤 했었다.


생각해보면 초, 중, 고 시절 한해도 빠뜨리지 않고 진로희망을 직업으로 작성했던 것 같은데 정작 학교에서 어떤 진로 교육을 받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명확한 것은 학창 시절 나의 꿈 안에 ‘교사’는 없었다는 것이다. 꿈을 말해보라는 질문이 가장 힘들고 싫었던 내가 선생님이 된 것은 이십대가 된 후 찾아온 나의 경험과 선택 때문이었다.


세상이 변했다. 이름도 생소한 직업들이 생겨나고, AI로 대체되면서 사라질 위기의 직업들이 거론된다.


진로를 희망하고 꿈을 이야기하려면 정말 많은 정보를 알아야 첫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 자기 주도성이 중요한 교육환경에서 꿈도 아이들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타이포그래피 수업에서 수업의 주제를 ‘꿈’과 ‘목표’로 설정하고 꿈을 명확히 찾지는 못하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꿈과 목표에 대한 스스로의 가치관을 생각해보는 것에 의미를 두며, 그것을 수업의 방향으로 생각하고 아이들과 첫 만남을 하였다.


어린 시절 방황을 했지만 목표를 찾아 기자가 되었고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어느 기자의 영상과 꿈과 목표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영상을 본 뒤 아이들에게 던진 교사의 생각 물음이다.


(요즘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수업에 활용하고 있는 네이버 카페에 게시글로 질문을 올리고 댓글에 자신의 이야기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친구들의 글에 대한 피드백 댓글을 꼭 작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댓글을 보고 또 답을 달아주며 학생들의 사고가 확장됨이 보였다.)

<——<이 방식의 활동은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Q. 꿈, 목표는 앞으로의 내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Q. 여러분에게는 뚜렷한 꿈이나 목표가 있나요?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Q. 꿈이나 목표가 없을 때의 삶과, 그것이 생겼을 때의 삶은 어떻게 다를까요?


다음은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아이들의 생각들이 꽤 성숙했고 영상을 보며 생각들을 잘 정리해서 댓글로 작성을 해주었다.

여기서 학생 5의 이야기에 나는 집중을 했다. 그리고 수업시간 내내 그 학생의 활동을 유심히 지켜보고, 적절한 피드백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학생 1. 꿈은 나의 미래와 연관 지을 수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나가면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매일매일의 삶이 달라질 것이다. 내가 빨리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노력하는 거 조차 평소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 수 있을 것이다.

학생 2. 목표는 내 삶의 내비게이션 같은 것이다. 내비게이션에 도착지가 없으면 방향을 못 찾아 도착지에 못 가는 것처럼 목표가 사라지면 나아가지지 않는 것으로 목표가 있어야 내 삶의 방향을 찾아 도착하는 것이다.

학생 3. 꿈이나 목표가 생긴다면 뚜렷한 삶의 방향이 잡혀 지금보다 훨씬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현재의 나에겐 꿈으로 정의 내릴만한 것은 없지만 목표를 이야기하자면 어떤 분야든 그 분야에서 알아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학생 4. 꿈이나 목표가 없을 때와 있을 때의 삶이 차이가 난다 왜냐하면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 중학생 땐 꿈이나 목표가 없어서 놀기만 해서 나태해지고 심심하기만 했는데 고등학생인 지금은 꿈이나 목표가 있어 바쁘게 살아가고 있고 그 꿈이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나중에 꿈을 위해 했던 지금 행동들에 대해 보상을 받으면 행복할 것 같다

학생 5. 꿈이랑 목표가 생겨도 삶은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 같다 있든 없든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콘셉트를 설정하고 문구를 선정하고 타이포를 디자인하는 모든 활동들은 개별 피드백에 힘을 꾹꾹 실어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이야기에 집중을 하였다. 현재의 고민들, 두려움들, 그리고 작은 용기들을 끄집어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이때는 공감과 경청이 수업을 진지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것에 큰 역할을 한다.



아이들의 타이포 디자인의 문구는

rock young, no pain no gain, happiness, keep your dreams, 나침반, Walk Slowly, beauty in inside, 당신이 옳다, Stay Hungry, Stay Foolish.(계속 갈망하라, 여전히 우직하게), Draw a dream, Write, Desperate, top of top, Youth, ㅋㅎㅋㅌㅎㅋㅋ, 이루어 DREAM, 용기, 동심 동덕, jumpjump 가 선정되었다.


그리고 의미가 담긴 타이포디자인의 방향을 설정하고 아이디어 스케치를 시작하였다.


이때, 창의력을 솟아나게 하는 것에는 교사의 가벼운 터치가 큰 역할을 한다.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너무 크게 간섭해도 안되며 방관해도 안 되는 가장 어려운 피드백이다.


아이들의 작품은 재밌게 완성이 되었고, 우리는 전시 디스플레이의 형태를 재밌게 기획했으며, 다양한 굿즈 상품을 개발하기도 하며 꿈을 차곡차곡 쌓아보았다.


꿈을 담은 아이들의 작품입니다




우리들의 꿈과 목표의 이야기가 전시되었다.

전시회 모습입니다.

아이들은 꿈에 좀 더 가까워졌을까?

꿈을 고민하는 것에 자연스러워졌을까?

꿈과 목표는 어느 누구의 강요가 아닌 스스로가 만들어가야 하는 나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까?

아이들은 마음과 생각이 좀 더 자랐을까?


수업은 끝이 났지만 언제나 수업의 끝에는 여러 가지 질문들이 자라난다.


그래서 아이들이 써낸 수업 성찰 일기를 꺼내어 본다. 아이들의 성장점을 체크하고 다음 활동의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중요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학생 1. 여러 프로젝트 중 타이포그래피의 주제를 꿈으로 잡고 제작하였는데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였지만 제작을 할수록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느꼈다 아마도 꿈에 대한 확신이 바로 서지 않아서였던 것 같고 덕분에 활동으로 꿈에 대해서 더 생각을 하였고 나에게 꿈이 무엇이었는지 확실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느꼈다.


학생 2. 프로젝트 하나하나 다 좋았던 점이 있지만 가장 좋았던 점은 역시 전시회 활동이었던 것 같다 사실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까지는 학생이 느끼기엔 어려운 부분인데 귀한 추억을 하나 쌓은 것 같다 항상 좋은 결과물이 나와도 가까운 친구들에게만 비치는 순간이 있는데 전시회는 학교를 벗어난 다양한 사람들에게 내 결과물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기에 뿌듯한 활동이었다


학생 3. 타이포그래피의 주제가 ‘기록’이었는데, 타이포그래피에 기록과 관련된 요소를 넣고 글자를 디자인함으로써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나타내었고 그에 어울리는 색상 또한 넣음으로써 완성도 있는 타이포그래피를 만들어 낼 수 있어 뿌듯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아이들에게 꿈과 목표가 명확해지는 시간들이 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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