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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몽 Apr 24. 2023

The Milk of Dreams,베니스 비엔날레(6)

15 Oct 2022

불가리아 파빌리온.




먼지를 드로잉으로 그려놨다 ㅋㅋ



Nomas Foundation 에서 큐레이팅 한 위성 전시.

철을 납작하게 펴고 천장에 걸어서 이렇게 천처럼 구현했다.

























너무 실험적이고 흥미로웠던 전시. 프라다 파운데이션의 Human Brains
















아래는 내가 번역한 전시 서문.



과학적 연구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소설가들의 시도로, 인간의 뇌를 이해하고자 시도한 전 세기를 아우르는 유물, 서류, 회화 등이, 사회적, 정치적, 그리고 개인적 역사들을 통해 도전받는다. 이렇게 소설(스토리)과 오브제가 병치됨으로써 정보를 재생산하고 재조합하려는 뇌의 한계를 모방하고 증명한다. 전시장은 생각, 움직임, 그리고 인지의 작동원리의 기원에 대한 끊임없는 인간의 욕망을 말하는가 하면, 기발한 이론들, dark practices, 그리고 신체적 정신적 병의 치료를 위해 적용된 다양한 이론 모델들도 풍성하게 다룬다.

가운데 방에서는 32개의 스크린들이 전 국가에서 온 뇌과학자들과 철학과의 대담을 보여주는 데, 이 대담은 뇌과학 지식 연구 과정과 그 성공적인 결과물을 다루는가 하면, 실패와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다룬다. 결국 전시는 오브제, 자료, 목소리 등을 통해 뇌과학의 다성음악(multiple vouces-polypony)에 초점을 맞추며, 우리 지식의 허점, 뇌과학의 역사가 형성된 역사, 미래 과학을 위한 씨앗(기회), 그리고 인간의 뇌에 대해 밝혀진 것과 아직 미지로 남은 부분을 다룬다.




요약하면, 인간의 뇌를 다룬 전시인데, 과학적 사료들뿐만 아니라 소설가나 철학가를 통해 미지로 남은 부분이나, 개인적 정치적 사회적 서술에 근거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과학이 커버하지 못하거나 과학적 사료에 의문이 드는 부분들을 메꾸려 했다. 그렇게 과학자, 스토리텔러, 철학자들에 기대어 인간의 뇌를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려 한 전시. 보통 이런 명품관 전시들이 트렌드에 민감해서 현대미술에만 초점을 맞추는 데, 역사적 사료를 전시하고 소설과와 철학가를 불러들여 실험적인 '큐레이팅'을 했다는 게 너무 흥미로웠다. '뇌'라는 전시 주제도 흥미롭고 디스플레이도 너무 좋았다.




건물 자체는 이렇게 오래된 건물인데, 의도된 동선을 만들고자 안에 가벽을 이렇게 여러 개 설치했더라.
























뇌와 관련된 유물들, 회화들




아래는 이탈리안 내과 의사가 1791년에 해부된 개구리에 전시 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하다가 메탈로 마운팅 된 개구리 다리에 어떤 근육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을 발견한 것에 대한 드로잉. 그 후 더 많은 실험을 통해 의사는 동물 몸 내에 전기가 흐른다는 것을 이론화했다. 나중에 이 이론이 전시 테라피나 인간의 뇌를 전기로 자극하는 등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한다.



뇌파를 측정하는 20세기의 검류계, 무시무시한 일본의 뇌 드로잉.



1798년에 행해진 뇌 해부에 대한 드로잉.




16세기에 이탈리아 볼로냐에서는 공공에 개방된 해부 세션이 인기 많았다고 한다. 아래 모델은 1637년, 건축가에 의해 디자인된, 당시 인기 많았던 해부 시범을 위해 지어진 오디토리움. 여기 위치한 조각상들은 모두 유명한 내과 의사들과 해부학자라고 한다.



어우 저 전시하느라 큐레이터들 얼마나 진 빠졌을까. 뇌과학 공부한다고 고생했겠다 싶으면서도 많은 자극을 받았다.



한참 내부에서 시간을 보내다 다시 베니스를 좀 즐기면서 이런저런 사진도 찍고 운하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갤러리.



베니스 바다에 침전된 나무의 단면이라고 한다. 이 구멍이 송송 뚫린 나무 부분을 이용한 가구들과 오브제들이 있었다.


















아니면 이런 바다 물결에 영감받은 스톨이나, 냅킨 홀더. 모두 다 베니스스러운 작품들.



베니스 물속을 연상시키는 조명.
























비가 온 베니스의 물웅덩이를 연상시키는 조명.


너무 예뻤던 bed side table.
























갤러리스트한테 설명을 들으면 전시를 봤는데 우리가 너무 좋아하자 스튜디오도 보여줬다. 한참 복잡하고 어려우면서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전시를 봤다가, 바로 다음 전시가 하필이면 디자인과 창의성, 그리고 장인 정신에 집중된 오브제들이라 더 좋았다. 그렇게 프라다 파운데이션과 이 개인이 하는 작은 갤러리의 두 전시가 이번 베니스에서 가장 좋았던 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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