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공교육과 교사에 대한 글을 써왔다.
어떤 이슈에 대한 생각과 비판을 해왔지만, 이제 전체적으로 한번 결론을 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기는 작은 것이었는데, 기사 댓글에 교사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글들이 언제부턴가 몹시 거친 데다 교양이라던가 하는 걸 전혀 느끼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돼지 목에 진주
쇠 귀에 경 읽기
보통사람이 크게 생각하지 않고 내뱉은 말에도 혹시 반성할 것이 있지 않은지 생각해야 하는 직업이 교사가 아닐까 하는데, (왜냐하면 교사는 윤리적이어야 모범을 보일 수 있고, 보통 그들이 상대하는 대상은 '미숙한 아이'들이기 때문) 최근의 댓글은 그저 '댓글 문화'로 보기에도 지나치고 그냥 '수준이 낮아진' 것처럼 보인다.
교사가 부러워서 그러냐. 그렇게 부러우면 너도 교사해라
교사에게 피해의식 있냐
교사 박봉에 아파도 못 쉰다.
교권 침해로 얼마나 힘든데 이런 얘기까지 들어야 하느냐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한 거다.
업무가 많아서 매일 야근에 집에까지 일거리를 싸간다.
등등의 내용들이 매우 감정적이고 거칠게 쓰여있는 댓글들을 보며 같은 수준의 대응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글이 아니다. 작은 책 분량이다) 고작 몇 줄의 댓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 때부터 가져온 문제의식 - 교사들은 왜 이럴까 - 을 정리해 본 것이다.
또한 공교육이 왜 수십 년째 '정상화'되지 않는지, 그 중심에 있는 교사들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교사가 아닌' 사람의 시각으로 쓰는 글이다.
개인적인 경험을 돌이켜보면,
영, 수과목 교사 중에 질문에 대답을 못하는 교사는 그나마 양반이고, 아예 질문을 안 받는 교사들이 즐비했다. (요즘엔 질문의 '수요'자체가 줄었을 것이다. 인터넷과 사교육의 힘이다)
사회, 기술, 가정, 체육 등 주요 과목이 아닌 교사들 중에는 영혼 없이 교실에 들어와서 교과서 읽히고, 몇 가지를 대충 설명한 다음에는 남는 시간을 교사와 학생 모두 어쩔 줄 몰라 괜히 우스갯소리를 하거나 복장 등을 지적하며 시비를 걸거나 자신의 일상, 고민, 정치신념, 회고 따위를 떠드는 것이 전부인 교사가 반을 넘었다.
명확하게 정의하진 못해도
어릴 때부터 공교육은 엉망이라는 생각.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나서 본 교사들의 모습은 더욱더 가관이었다.
학생 때는 그저 '당했던' 여러 가지 일들이 새롭게 해석되었다.
촌지에 대해서 누구도 부당이득반환을 얘기하지 않는다
폭행에 대해 아무도 사과하지 않는다.
차별을 하지 않는 방법은 연구하지 않는다. 다만 차별이 없다고만 말할 뿐이다.
학생을 동원한 노동에 대해서도, 성추행에 가까운 장난도, 일상적이던 비하와 무시도 반성하지 않는다.
교권이라는 말이 그야말로 난무하는 시대.
교사가 문제다.
교사의 잘못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왜 교사들이 이런 것인지를 탐구해 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어쩌면 공교육을 위한 '특별한' 방법을 발견하게 될지도.
시작해 보자.